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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식 사퇴···靑 인사기준 국민 눈높이 맞게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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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셀프 후원금’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김원장은 즉시 사퇴했고, 청와대는 김 원장 사표를 수리키로 했다. 청와대가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위법이거나 관행에 비추어 평균 이하이면 사임케 하겠다”고 한데 따른 조치다.

선관위 판단은 2년 전 김 전 원장이 셀프 후원금 제공 전 유권해석을 의뢰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김 전 원장은 국회의원 임기 막판인 2016년 5월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사실상 자신의 연구소에 기부하기 전 선관위에 기부 행위의 적법 여부를 문의했고, 당시 선관위는 위법으로 판단했다. 김 전 원장이 왜 당시 선관위의 위법 해석에도 불구, 기부를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선관위는 다른 사항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내놓았다.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관행에 대해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출장에 인턴을 동행하고 정치후원금으로 보좌관 퇴직금을 준 행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관위 메시지의 의미는 분명하다. 국회의원의 피감기관 지원 외유나 후원금 사용이 관행이라 해도 원래 활동 목적과 취지에 어긋날 경우 적법하지 않고 공직윤리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김 전 원장은 금융개혁 과제를 부여받았던 만큼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이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김 전 원장의 낙마는, 그의 능력과 추구 가치를 감안할 때 아쉽지만 불가피했다.

김 전 원장 사퇴를 계기로 청와대는 느슨한 인사 검증 기준을 재점검ㆍ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의 외유성 출장 논란을 직접 판단하지 않고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한 것도 그렇지만 여야 의원들의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 사례를 들춰내 김 전 원장의 행위를 옹호하려 한 것은 국회의 자정능력을 무시한 것으로 부적절했다.

청와대는 이번 기회에 개혁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진영 인물만 발탁하는 인사 관행을 되돌아 봐야 한다. 청와대는 선관위 결정을 수용하면서 "해외출장과 후원금 부분은 최초 검증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이로 인해 인사 참사가 발생한 만큼 인사검증 작업을 지휘하고 김 원장을 두둔한 조국 민정수석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금융기관 채용 비리에서 드러났듯 금융개혁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일인 만큼 적임자 발굴에 한치의 빈틈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더불어 국회 역시 후원금 제도 개선 및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 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