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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fn이사람] 조성빈 전북은행 예비군 지휘관 "금융업계 최초 세계군복전시회 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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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덕업일치'는 '덕후력'(마니아로서의 능력)와 '생업'이 일치한다는 '신조어'다.

덕업일치를 통해 자신의 직장을 철통같이 지키는 대한민국 사나이가 있다. 주인공은 전북은행 본사 안전관리실에 근무하는 조성빈 직장예비군 지휘관(소대장.39.사진)이다.

부리부리한 눈과 넓은 어깨 등 강한 외모의 소유자이기도 하지만 속은 한없이 부드러운 전형적인 외강내유형이다.

조 소대장은 "전 군을 사랑하는 평범한 시민이다. 단지 남들과 다르다면 취미를 살려 생업에 임하다는 점일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2001년 해병대사관 87기(OCS 96기)로 해병대 1사단에서 복무했다. 해병대 대위로 전역한 그는 "군을 좋아해 해병대 장교를 지원했다"며 "해병대에서 부대관리 등 리더십을 배우면서 자아가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역 후 조 소대장의 사회생활은 순탄하지않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 등 다양한 개인사업에 의욕적으로 도전했지만 돌아온 건 쌓이는 빚뿐이었다.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즈음 그의 눈에 띈 것 국방취업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전북은행 예비군 소대장 모집공고'였다.

머리에 뭔가 맞은 듯 번개가 쳤고 "드디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후 생활은 의욕이 넘쳤다. 다양한 직업을 오가면서 생계유지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야 비로서 '내 몸에 맞는 직업을 선택했다'는 생각에 신도 났다.

조 소대장은 "2012년 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크게 내던 부동산중개업 대신 예비군 지휘관을 선택한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며 "전북은행 안전관리실에는 선배 장교인 김천기 실장을 비롯해 전 직원들이 내 직장을 사수한다는 일념으로 근무하는 보람찬 일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일, 화재 등 재난 대비, 유사시 예비군으로 직장을 지키는 예비군과 민방위 임무, 그 어느 것도 소흘히 할 수 없는 소명"이라며 "본점과 산하 100개 지점, 영업점 및 출장소를 안전과 인접지역의 안전에 공헌하는 게 우리들의 임무"라고 말했다.

조 소대장은 업무수행 능력에 있어 "칼같이 예리하고 폭탄처럼 뜨겁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인근 향토부대원들과 자신의 장기이자 취미생활인 서바이벌 게임을 훈련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 2015 UFG 훈련 기간에는 금융업계 최초로 세계군복 전시회 등을 실시하는 등 이례적 퍼모먼스까지 내면서 모범 소대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발걸음을 총총히 옮기는 그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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