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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일파만파` 삼성증권 배당 사고…시스템 취약에 도덕성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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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의 '배당사고'가 증권사 시스템 문제와 직원의 도덕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취임 두달을 맞은 구성훈 대표가 나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청와대 청원에 17만명이 넘게 몰리는 등 논란은 확대되는 추세다.

정관 한도 넘는 주식 발행…취약한 배당시스템 노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를 대상으로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약 3만8000원)을 배당하는 '팻 핑거(주문 오류)' 사고를 냈다. 이에 발행한 주식은 총 28억주가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관상 정해놓은 삼성증권의 발행 주식 상한은 1억2000만주지만, 20배가 넘는 주식이 제재 없이 실제 주식처럼 취급됐다.

우리사주에 배당하는 주식은 의사회 의결을 거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나눠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내부 절차 없이 일반 직원의 실수로 단순 발행하는 게 가능했다. 심지어 지난 2016년 자사주를 대주주에 전량 매각해 보유한 자사주가 없었지만 주식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취약한 내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크다. 총주식발행 한도를 반영하지 않아 전상 상 가짜 주식이 발행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모든 증권사에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시장의 매매체결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대표 취임 2달만에 드러난 직원의 도덕성 해이

취임 두 달째인 구성훈 대표이사는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라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직원 도덕성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직원 16명은 유령 주식을 받자마자 시장에 내다 팔았다. 팀장급 간부와 애널리스트가 포함됐으며, 매도 수량은 총 501만2000주에 달했다. 일부는 100만주 이상, 금액으로 최소 350억원(최저가 기준)어치를 팔아치웠다.

당일 삼성증권 창구에서 매도한 주식은 571만주로, 대부분 이들이 판 물량이다. 주가는 장중 11.68%까지 떨어졌다.

해당 직원들은 현재 대기발령 상태이고, 내부 징계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부당이익 또한 모두 회사 측에 반환하는 게 원칙이다. 최저가에 매도한 후 주식이 올라 손해를 봤어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청와대까지 번진 공매도…청원인 17만 돌파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글이 4일 10시 20분 기준 17만4100만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 청원은 삼성증권이 실체가 없는 주식을 유통해 사실상 '무차입공매도(네이키드 쇼트셀링)'를 했다고 주장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금융당국은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빌려 미리 팔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싼 가격에 매입해 갚는 전략만 허용한다.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넣는 무차입공매도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이 대해 "삼성증권 배당 오류는 현행법상 공매도가 아니다"라는 해석을 내놨다. 무차입 공매도와 달리 실제 개인 계좌에 입고된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매수 계약 이후 결제가 이뤄지는 오는 10일 전에 어긋난 물량을 자체 소화한 것도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삼성증권은 2012년 무차입 공매도 금지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징계를 받은 바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셀트리온 사태' 등 공매도가 개인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힌다는 주장이 재차 재기된 상황에서 금융투자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겹쳤다"며 "무차입 공매도 가능성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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