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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금감원 “삼성증권 특별점검∙현장검사... 엄중 조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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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증권회사 배당입력·주식거래시스템 집중 점검한다

[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현장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7영업일간 현장 검사에 들어간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에게 철저한 사고수습을 촉구하는 한편 운영실태와 투자자 피해 보상 대책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는 즉시 엄중하게 처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9일 “삼성증권 사고는 투자자 피해를 유발함과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히 저해했다”면서 “금감원은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향후 유사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입력 및 매도 행위는 자본시장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형 금융사고”라면서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이번 사고를 엄정하고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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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9일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진)을 면담하고 사고 수습을 촉구했다. 출처=뉴시스


삼성증권 사태 수습의 첫 단계로 원승연 금감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은 이날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면담하고 “증권회사로서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철저한 사고 수습을 촉구하라”고 주문했다. 투자자 피해 보상이 신속하고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준과 절차를 조속히 마련하고 피해 전담반을 구성해 자체적인 피해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10일까지 삼성증권의 결제이행 과정에 대한 현장 특별점검에 들어가고 금융시장 혼란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 배당을 예정하고 있는 상장 증권회사에 대해 배당처리시 내부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1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7영업일 동안 현장검사에 들어간다. 금감원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 입고돼 장내에서 매도된 경위 파악 직원이 대량의 자사주를 아무런 제한없이 매도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점 점검 투자자 피해 보상을 위한 대응 현황 관련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현황의 적정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사태, 배당입력∙주식거래 시스템 한계 드러나…일반투자자 피해 심각

이번 삼성증권 사태는 배당입력과 주식거래 시스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 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 비단 삼성증권 뿐만 아니라 상장 증권회사는 누구라도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을 입력해 입고할 수 있는 시스템상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삼성증권 사태의 경우 발행주식수(8900만주)의 31배에 해당하는 28억1000만주의 주식물량이 입고돼도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그대로 거래로 이어졌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발행되고 실제 매매로 체결되는 등 주식거래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노출된 것이다.

이를 두고 주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증권이 규모가 컸기에 망정이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시장을 조작한 일이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법과 감독당국의 규제를 받는 주식 시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오전 9시30분 경 우리사주 조합원 직원 2018명에게 1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전산입력 실수로 1주당 1000주를 입고했다. 현금배당 28억1000만원대신 주식 28억1000만 주가 입고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삼성증권 주가는 3만9800원으로 1주당 3980만원의 가치로 배당이 된 셈이다. 통상 20만~50만 주 정도가 거래됐던 삼성증권 주식은 이날 오후 1시 32분까지 무려 1750만주 이상이 거래되며 주식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남겼다.

삼성증권은 지급 직후인 9시39분에 직원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45분에 착오주식 매도금지를 공지, 10시 8분에 임직원 계좌 주문정지를 조치했으나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 일부 직원 16명이 잘못 입고된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 매도하면서 삼성증권 주가는 3만9800원에서 3만5150원까지 12% 가량 급락했다.

삼성증권은 오전 10시 14분에 착오주식의 입고를 취소하고 배당금 입금으로 정정조치한 후 일부 직원의 주식 매도 수량을 채우기 위해 기관투자자로부터 약 241만주를 차입하고 약 260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 삼성증권의 조치로 손실분은 채워졌으나 삼성증권의 주가 하락에 일반 투자자들은 애꿎은 피해를 입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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