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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보수 찍어내기?…한미연구소 성과 부실은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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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심 징역 24년 선고된 박근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 한미연구소, 20억 예산 1-2장짜리 보고서 작성 등 무성의
- 4월 임시국회, 방송법과 개헌 블랙홀에 빠지다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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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 시간. CBS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재판이 지난주에 마무리됐습니다. 18개 혐의 중 16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이 선고됐고, 이제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의 항소 여부죠?

◆ 안성용 : 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에도 역시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구치소에 머물렀구요. 자신에 대한 판결문이 낭독되는 순간에 유영하 변호사를 접견했습니다. 유 변호사와 나눈 얘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항소 여부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합니다. 박 전 대통령이 항소를 안하더라도 검찰이 항소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태여서 박 전 대통령의 2심 재판 일정이 조만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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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일인 지난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심 선고 24년형 결과를 확인한 뒤 바닥에 눕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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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 박전대통령 측 국선변호인단도 항소는 당연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항소는 이뤄질 것 같고요. 이제 2심 재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아무래도 삼성이 미르, K스포츠 재단에 낸 204억원에 대한 대가성 인정 여부 아닐까 싶은데요?

◆ 안성용 : 최순실씨에 대한 1심도 그렇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2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에서도 삼성의 미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과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16억원에 대해서는 뇌물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기 위한 법적 요건인 '부정한 청탁'은 물론 그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 자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승계 작업에 대한 개념이 명확해야 하고,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하는데 검찰이 낸 증거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돈이 뇌물 또는 제 3자 뇌물로 인정될지 문제는 최순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남은 재판에서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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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전대통령, 최순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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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 그리고 또 하나 이재용 전 부회장의 2심 항소심에서는 뇌물로 인정된 액수가 36억 원이어서 석방이 된 것이었는데, 지난 주 박 전 대통령의 1심에서 삼성의 뇌물로 받은 걸로 인정된 액수가 73억 원으로 늘었죠. 특가법상 횡령액이 50억 원 이상이 되면 징역 5년 이상이 선고되기 때문에 이 부분도 2심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한 편,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4년을 선고받았지만 이게 끝이 아닌거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받고, 새누리당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통 2심 재판의 경우 1심보다 형량이 가벼워지지만 추가로 받고 있는 재판의 형량까지 합쳐지게 된다면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박 전 대통령이 우리 나이로 66세인데요, 평생을 감옥에 있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정치권에서는 그렇게까지 가겠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대통령의 사면권이 제한되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고, 그에 앞서 형이 확정돼야 사면도 논의될 수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언제까지 수감생활을 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참고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각각 무기징역과 17년형이 확정됐지만 2년여의 수감 끝에 국민화합 명목으로 97년 12월 22일에 사면이 확정됐습니다.

◇ 박재홍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 안성용 : 일부 언론에서는 김기식 원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여러 의혹을 제기해 왔습니다. 미래연구소장 당시 금융사 임직원을 상대로 고액의 강좌를 운영했다는 보도를 시작으로 의원시절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국거래소, 우리은행 돈으로 외국 출장을 다녀왔다는 보도를 잇달아 냈습니다. 결국 피감기관은 물론 민간영역인 은행의 돈으로 외국 출장을 다녀온 데 대한 비판론이 커지자 김기식 원장이 어제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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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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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 지금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문제가 된 출장 내용은 뭔가요?

◆ 안성용 : 한국거래소 비용 지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2박 3일 출장을 다녀오고 우리은행 돈으로 중국 인도를 2박 4일간 출장을 갔다 왔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비용으로 9박 10일간 미국과 유럽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김기식 원장은 해당 기관의 요청에 의한 것이고, 출장으로 인해 해당 기관에 혜택을 준 일도 없다면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함께 2015년 5월에 미국과 유럽을 방문하고 와서는 유럽사무소 설치비용을 삭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신문을 보면 모니터링비용으로 2억 9300만원을 부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감기관이나 민간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갔다는 자체는 액수의 많고 적음의 영역을 넘는 문젭니다. 사회 곳곳에 만연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청산의 칼을 든 당사자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사건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 박재홍 : 그래서인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공세가 강한 것 같아요

◆ 안성용 :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청와대가 김기식 원장을 해임하고 검찰에 직접 고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성사되지 않으면 한국당 자제 진상조사단을 꾸려 추가 의혹을 제기하겠다면 추가 공세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또 "참여연대 출신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같은 참여연대 출신 김 원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회피한 거라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청와대 책임론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 박재홍 : 김기식 원장이 관계된 게 또 하나 있죠. 존스홉킨스대학에 설치된 한미연구소(USKI) 소장을 교체하는 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건데 여기에는 어떻게 연결되는 건가요?

◆ 안성용 :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아무래도 한국 관련 연구를 많이 하고, 우리로서는 대미 로비의 한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통해 매년 20억 원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기관이면 정부와 국회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미연구소의 2016년까지 예결산 보고서는 한 페이지로, 사업별 총액만 기재한 총괄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김기식 원장이 의원 시절에 바로 잡으려고 했던 것이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그친 게 아니고 이 연구소 소장을 교체하는데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조선일보나 중앙일보가 보내고 있습니다.

◇ 박재홍 : 이런 보수 언론들의 지적은 김기식 원장의 의원 시절 보좌관이 청와대 정책실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얘기인데 청와대 개입 여부는 사실로 확인된 건가요?

◆ 안성용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 모 부원장과 한미연구소에 파견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직원 간에 오고간 메일을 조선일보가 입수해서 공개했는데, 여기에 보면 '한미연구소 관련 BH(청와대)의 이태호 통상비서관과 정책실장실의 홍일표 행정관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홍일표 보좌관은 현재 상황을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등의 표현이 나옵니다. 이런 내용을 보면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는 한미연구소장 교체에 청와대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게 조선일보 보돕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이메일을 보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의 경우 통상적인 보고절차였고 소장 교체와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 박재홍 : 그렇다면,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안성용 : 그렇습니다. 이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산하기관 인사개입, 블랙리스트를 적폐로 몰아 부치더니 문재인 정부도 결국은 똑같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반면 여권은 정부는 구체적인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하물며 재정이 지원되지만 외국 대학 연구소 인사에 개입할리가 있겠냐면서 맞서는 모양새입니다. 지금은 쟁점이 첨예하다보니까 대놓고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지만 과거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 과거정권에 충성했던 인사가 정권이 바뀌어도 그 자리를 꿰차고 임기 때까지 버티는 문제를 어떻게 볼지 와도 연결된다고 하겠습니다.

◇ 박재홍 :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방송법 개정문제. 요즘 주요 쟁점이 되고 있죠?

◆ 안성용 : 민주당은 과거 야당 시절에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담보를 위해 KBS 이사회나 방문진 이사 2/3 이상의 동의로 사장을 선출하는 특별다수제를 요구했고,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약간 과장을 보태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정권교체가 되고 문 대통령이 특별다수제로 사장을 선출하면 여야의 눈치만 보는 무색무취한 인사가 사장이 될 텐데 이러면 방송개혁, 방송의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이냐는 의견을 밝히면서 민주당의 특별다수제 주장을 쑥 들어갔고, 야당이 된 한국당이 좋다, 이 방법대로 하자고 나오면서 완벽하게 공수가 교체됐습니다.

한국당이 4월 임시국회에 방송법 개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나오면서 민주당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자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어제 야당이 요구하는 방송법과 관련해 언제든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낸 원안대로 하면 된다, 타협하자는 것은 시간 끌기라는 입장입니다.

◇ 박재홍 : 이번 주 관전 포인트 짚고 마무리합니다.

◆ 안성용 : 이번 주는 통일외교안보 분야나 정치권에서 주목할 만한 특별한 이슈는 없는 상태로 본격적인 남북정상회담 국면이나 지방선거 정국에 앞서 숨을 고르는 한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고,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준비가 계속 될 것입니다.

특히 5월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가 실무 접촉을 갖고 있고 정상회담 장소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어제 있었습니다만 이번 주에 북미실무접촉 여부가 공식 확인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치권 일정을 보면 한국당이 내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서울시장 출마 추대식을 한 뒤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천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입니다.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과 관련해 이재명 전 시장과 전해철 의원 간에 신경전이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대선 경선 때부터 최근 까지 문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고 전해철 의원을 비방한 사람이 이재명 전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가 ‘정의를 위하여(08_hkkim)’라는 트위터 계정의 주인 아니냐는 논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시장은 아내에 대한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반면 전해철 의원은 해당 트윗의 주인이 누구인지, 왜 작성했는지 확인을 해야한다며 해당 아이디를 선관위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시간, 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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