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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익숙해진 원화 강세…수출株 영향 제한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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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원대로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3년6개월만에 최저

리보금리 상승에 외국인 자금 유입도 한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 환율도 합의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원화 가치가 3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시는 작년 내내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환경에 익숙해진 터라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수출주(株) 실적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원화 강세 기조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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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주, 환율보다 美 기업실적 개선이 더 중요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6.9원 하락한 105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0월 30일(1055.5원) 이후 최저치다. 한미FTA 개정 협상에 환율이 등장하면서 ‘한국판 플라자합의’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원화 강세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원화 강세를 제한하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초반대까지 내려가지 않는 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을 높이지만 동시에 코스피 내 비중이 높은 수출주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양쪽 모두 영향이 크지 않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과거 환율 급락 국면에서 우리나라 기업 실적이 개선됐단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이 대표적이다. 작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070원대로 하락했으나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30%대 급증했다. 선진국 경기가 확장되면 원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자연히 따라온단 분석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선행하는 미국의 실적 전망치 조정비율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단 설명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1분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7.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금융정보분석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211개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9조4488억원으로 9.05% 증가하는 선에 그쳤다. 홍 팀장은 “선진국 소비시장 개선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공급 사슬망의 끝인 제조 및 부품 생산에 특화된 나라에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나라 실적 전망치가 향후 크게 꺾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전보다 0.05% 감소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IT 등 일부 수출주는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T가전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보다 12% 가량 증가했다. 줄곧 하향 조정되던 반도체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19조원 수준으로 0.69% 상향 조정됐다. 외국인들이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를 각각 6460억원, 1250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란 분석이다.

◇ 리보 금리 상승에 외국인 매수세도 제한

원화 강세로 인해 외국인 매수세가 개선될 가능성도 높지 않단 분석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금리 상승에 리보(LIBOR)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에 유리하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리보금리가 오르면서 크게 개선될 여지는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화 기준 하루짜리 리보금리는 1월 평균 1.438%에서 3월 1.518% 수준으로 상승했다. 3월중엔 1.699%까지 오르기도 했다. 리보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은행간 자금 차입에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중 유동성이 축소된단 얘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무역분쟁 우려 등에 7800억원 가량을 내다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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