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쓰레기 대란' 환경당국 안이한 대처가 혼란 키워

【용인=뉴시스】이정선 기자 = 중국이 환경보호를 이유로 폐자원 수입을 금지하면서 서울과 경기 용인, 화성 등 일부지역에서 폐비닐과 플라스틱의 수거가 거부된 가운데 2일 오전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내 분리수거장에서 주민이 폐비닐과 플라스틱을 제외한 재활용품을 버리고 있다. 2018.04.02. ppljs@newsis.com

中재활용품 수입금지 조치 작년 7월 예고불구 1년 방치

재활용업체들도 지난달 이미 수집거부 밝혀

'오락가락' 재활용품 분리수거 규정도 혼란 부추겨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최근 재활용업체들의 폐비닐류 수거 거부 사태로 촉발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은 환경부의 늑장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한몫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의 재활용품 수입 금지 조치는 이미 지난해 7월에 예고된 사안이지만 환경당국은 1년 가깝게 방치해왔다. '오락가락' 재활용품 분리수거 규정도 혼란을 부추겼다.

2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중국 환경보호부는 지난해 7월 "연말부터 폐플라스틱, 분류되지 않은 폐지, 폐금속, 폐방직원료 등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폐기물 수입이 자국내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결국 지난해 말부터 중국으로 재활용품 수출이 어려워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국에 5억t 이상의 고체 폐기물을 수출해온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수출길이 막혔다. 우리 재활용업체들도 PET파쇄품 등 폐플라스틱의 올해 1~2월 중국 수출량은 1774t으로 전년 2만2097t 대비 92.0% 급감했다.

문제는 환경당국이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환경부가 상황을 방치하고 있던 사이, 지난달 재활용업체들은 "4월부터 폐비닐류 등의 수거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환경당국은 그럼에도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아 지자체와 아파트단지 등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4월 들어 재활용쓰레기 수거 대란이 닥치자 그제서야 설득에 나서는 등 뒷북 대응으로 물의를 빚었다. 환경부 담당자는 물론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이날 업체들이 마음을 돌려 수거 정상화를 결정하고 나서야 재활용업체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폐비닐·폐스티로폼 처리 규정도 불분명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환경부에 따르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 등에 따르면 이들 품목은 지자체장이 반드시 분리수거 대상품목으로 지정해 수거해야하는 품목이다. 만약 지자체의 조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배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하게 돼 있다.

하지만 예외 사항으로 '재활용을 위한 분리·선별, 세척 과정에서 이물질 제거가 어려울 정도로 오염된 폐비닐 등은 생산된 재활용제품의 품질을 현저히 저하시키므로 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당국은 그럼에도 재활용업체들이 아파트 현장에서 폐비닐 등의 분리수거를 거부하는 사태에 대해 '불법'으로 규정하고 시정 조치에 나서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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