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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한국당, 6·13 지방선거 핵심 3곳 ‘올드보이’ 공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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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 체면 구겨 / 경남지사, 김태호 출마로 정리 / 서울시장, 김문수 의지 높이 사 / 충남지사, 이인제로 사실상 확정 / 당 공언한 ‘새 인물 수혈’ 말뿐 / 일각 “인재영입위원장 洪 한계” / “경쟁 대상 사전차단” 이야기도

세계일보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 경남지사, 충남지사에 각각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태호·이인제 전 의원을 공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세 사람은 홍준표 대표가 공언해 온 ‘새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올드보이(흘러간 인물)’ 공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1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경남지사는 김 전 의원으로 간다’는 입장을 표시했다”며 “홍 대표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지난달 30일에 경남지사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홍 대표와 두 차례 회동을 갖고 경남지사 문제를 상의했으며 오는 10일쯤 출마 여부 발표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김 전 의원이 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일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서울시장의 경우 홍 대표는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전 지사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김 전 지사의 적극적 출마 의사 표시를 반영한 결정이다. 김용태 의원 등 다른 후보도 고려하자는 의견이 있어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충남지사는 이 전 의원 공천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당은 2일 오전 홍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충남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을 갖는다. 이 전 의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번 주 중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김태호 전 의원


세 사람 발탁은 한국당의 ‘새 인물 수혈’ 방침과 반대 결과다. 인재영입위원장을 겸한 홍 대표로선 체면을 구기게 됐다는 평가다. 김 전 지사는 2014년 경기지사 퇴임 후 대구 수성갑으로 내려갔지만 2016년 총선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패배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되면 경기→대구→서울로 정치적 근거지를 세 번 바꾸게 된다. 김 전 의원은 두 차례 경남지사를 역임했고 이명박정부 시절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다. 이 전 의원도 대선후보만 두 차례 지낸 데다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으로 꼽힌다.

세계일보

이인제 전 의원


한국당 내에서는 이들 공천에 대해 홍 대표의 리더십 한계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홍 대표의 독단적 당 운영과 막말 때문에 ‘새 인물’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한국당이 지금까지 공천을 확정한 8곳의 시·도지사 후보 중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던 후보는 단 2명(박경국·김방훈)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을 활짝 열어도 인재들이 올까 말까 한 상황이었는데 홍 대표가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 이러지 않았느냐”며 “이러니 누가 오려고 하겠느냐. 홍 대표가 자신의 잠재적 경쟁 대상에게 일부러 기회를 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당 내에서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여 투쟁 전면에도 올드보이들이 배치됐다. 대통령 개헌안 저지를 위해 출범한 ‘사회주의개헌저지투쟁본부’ 위원장에는 김무성 의원(6선),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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