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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뉴스+] 회생 길 들어선 금호타이어 … 해외자본 ‘먹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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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해외매각 찬반투표 가결 / 2일 産銀과 ‘합의 이행 MOU’ / 中 더블스타 새주인으로 확정 / 운영자금 최소 8000억원 수혈 / 채권단 채무상환 5년간 미뤄 / 정상화 과정서 힘겨루기 예상

세계일보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가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광장(총 12개 투표소)에서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벌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성사됐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1일 광주와 곡성, 평택 공장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정상화 관련 노사특별합의서’와 해외매각안이 찬성 1660명(60.56), 반대 1052명(38.38)으로 통과됐다. 광주와 곡성, 평택공장 전체 조합원 2987명 중 2741명(91.76)이 참여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금호타이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 위기에서 벗어나 급속히 정상화할 전망이다.

백훈선 금호타이어 노사협력 상무는 “생산·판매 모든 부문에서 회사를 재정비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송강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곡성지회장도 “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면서 “회사, 채권단과의 협의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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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타이어 생산·판매업체인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위해 금호타이어 노조가 벌인 `해외매각 찬반투표`가 가결된 1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정송강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곡성지회장이 입장을 밝힌 뒤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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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결된 노사특별합의서에는 △상여 800% 중 2018년 상여 250% 반납 △2019년 이후 상여 200% 반납 △광주·곡성공장 생산성 4.5% 향상 △공장 휴무 40일 시행(20일 무급, 20일 통상임금의 50%)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호타이어와 산업은행은 2일 노사특별합의서 이행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MOU가 체결되면 금호타이어는 유동성에 숨통을 트게 된다. 당장 2일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 270억원을 막고, 5일 만기 회사채 400억원은 만기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채무 1조8000억원의 상환을 5년간 미루고, 담보채권(연 4%) 및 무담보채권(연 2.5%) 금리를 인하해 연간 233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여줄 예정이다. 또 시설자금 용도로 최대 2000억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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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의 투자금도 들어온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더블스타와 투자유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45%(주당 5000원)를 6463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 자금은 온전히 금호타이어 운영자금으로 쓰게 된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투자로 최소 8000억원을 수혈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더블스타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 방위산업에 대한 정부 승인, 금호산업과의 상표권 협상 등이 선결돼야 한다. 금호타이어의 전투기 타이어 생산 부문만 분리 매각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고용을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3년(채권단은 5년)간 지분 매각은 제한된다. 또 금호타이어 노사와 더블스타, 채권단이 참여하는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금호타이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이익공유제’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자금 지원, 투자 계약 등을 놓고 노·사, 채권단, 더블스타 등 4자 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더블스타의 지분 매각을 3년 동안 금지했으나 그 이후엔 보장이 없다. 노조 측에서는 기술만 빼먹고 ‘먹튀’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진경·정지혜 기자, 광주=한승하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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