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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급기야 서울시장 후보에 '극우'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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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문수·안철수가 떴다...복잡한 서울시장 선거 방정식은?

6.13지방선거의 꽃, 서울시장 선거를 후보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즉 여당 후보 1명 대 다수의 야당 후보(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구도로 선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정당 지지율을 보이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구도에서 일단 제외하면, 중도진보 후보 1명 대 보수 후보 2명이 경쟁하는 모양새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3인이 경선을 치른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춘 박원순 시장의 3선 도전에, 첫 여성 서울시장 타이틀로 출사표를 던진 박영선 의원과, 정권 교체기에 원내대표를 지낸 86그룹의 맏형 격 우상호 의원이 추격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현 시점에서만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인사가 경선을 통과해 후보로 확정되더라도 다른 정당에 비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공고하고, 당 지지율도 50%를 넘나들고 있는 등 안정적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인사는 "현재로서 지방선거 후보 관련 지지율은 대개 대통령의 지지율을 따라가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만큼, 후보들의 지지율도 거기에 연동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고한 여당의 지지세를 깨뜨리는 것이 야당 후보에게는 숙제로 남겨진다. 그러나 쉽지 않다.

홍준표가 초래한 '인물난'...서울시장 후보로 '극우' 김문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정욱 전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은 모두 서울시장 후보 영입 제안을 거부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등 제3의 인사들도 모두 영입 제안을 받은 후 고사했다.

그러자 '보수 후보'로 급부상한 인사가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다. 현재 김 전 지사는 '극우'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저항하는 '태극기 그룹'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사회주의 개헌 저지 투쟁본부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기도지사에서 물러난 후 대권 도전, 고향 대구 출마 등 선택한 길마다 '실패'로 귀결된 그는 이제 '마지막 친박(친박근혜)' 이미지로 정치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과 지방정부 권한 강화를 개헌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지사와 같이 '색깔론'으로 무장하고 '개헌 저지'를 내건 인사가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다면 재미있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다. '박근혜 지지 정서'에 기댄 인물로는 '확장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보수 결집'에 적합한 인사라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왜 이런 '극우 인사'가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을까? 자유한국당이 겪고 있는 '인물난'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첫째,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 후 당권 장악을 위해 '될 만한 인물'의 영입을 꺼리고 있다는 해석.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누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역전극'이 최선이지만, 차선책으로 '제1야당'에 걸맞는 지지율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지방선거 후 당 재건의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시장 후보가 강하면 강할 수록, 상징성이 크면 클수록 홍 대표가 가진 정치적 '효용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리더'가 아니라 '보스'가 되려고 하는 홍 대표 입장에서 유력 인사가 지방선거를 통해 부상하면 본인이 장악해온 '당권'이 흔들릴 걱정을 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서울시장은 꼭 안 나올 사람한테 나오라고 권해 놓고 거절당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홍 대표의 위상에 도전할만한 인물을 거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다른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과 '단일화'를 꾀하고 있다는 해석이 동시에 가능한 '관전평'이다.

둘째, 자유한국당 자체가 과거에 매여있는 정당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저지했던 인사들이 모여 있다는 인상이 남아 있다. 당의 '미래 경쟁력' 자체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력 인사들이 입당을 꺼리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후보 입장에서 만약 자유한국당 후보 타이틀이 씌워질 경우 그나마 있는 인물 경쟁력도 깎여나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존재한다. 게다가 선거 비용 보전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방선거는 이른바 '줄투표 현상'을 보이는데, 유력한 인물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비교적 인지도가 적은 기초단체장, 기초의원들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후보를 낼 수도 없고, 아무나 영입할 수도 없는 상황. 이래저래 자유한국당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다.

일단 '최선의 카드' 안철수 등판...2등만 해도 얻는 게 있는 게임?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경우는 사정이 그나마 낫다. 관심을 모았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자유한국당과 연대설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은 경쟁하고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연대 없이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구도는 안 위원장에게 유리하지 않다. 중도진보 성향 후보 1명에, 보수 후보 2명이 나서는 형국이라 '보수표 분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른미래당이 현재 가능한 인물 중 '안철수 카드'라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낸 이유는 지방선거를 통해 최소한 '자유한국당의 보수 대안'으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넘어선 '보수의 대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2등만 해도 성공'일 수 있는 게임이다.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향후 정당 구도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가능성도 담고 있다. 안 위원장 출마의 함의가 큰 이유다. 물론 '자유한국당과 연대'에 확실히 선을 그을 경우 이야기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소수 정당으로서 고질적인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평화당 내부에서는 정호준 전 의원 등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당명의 '정의(Justice)'에서 착안된 것이다. 정의당 후보군으로는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 정호진 전 서울시당 위원장, 강상구 교육연수원장 등이 거론된다.

기자 :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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