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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사설]北, 美 대북라인에 왜 온건파 없는지 똑바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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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안보라인에 대북 강경파가 포진하면서 북한 비핵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도도 한편으론 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기용했다. 볼턴에 주목하는 것은 북폭을 지지하는 강경론자인 그의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대화파인 틸러슨 국무장관 후임으로 역시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CIA국장을 지명했다. 여기에 매티스 국방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강경파다. 대통령부터 국가안보 보좌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주미 대사 등 북한 문제를 다룰 인물이 모두 초강경파다. 이런 구도라면 주한 미국 대사도 강경한 인물이 올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최대의 압박이고, 북한으로서는 공포일 것이다.

4월에 남북 정상회담, 5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진용을 모두 매파로 채운 것은 북핵 문제를 ‘끝장내고 말겠다’는 단호함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쉽게 말하면 ‘비핵화를 하려면 하고 말라면 말라’는 경고다. 비핵화를 말로만 하거나 시간을 끌며 한·미관계를 이간질할 경우 군사 작전에 돌입하겠다는 메시지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라인에 온건파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매파 라인업을 보는 북한은 무척 당혹스러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정상회담이 예정됐는데도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미국에 대해 의구심을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미국의 압박으로 핵을 포기했던 리비아와 이라크 얘기를 자주 들먹인다고 한다. 그만큼 미국과의 대화가 부담스럽고, 대화 이후를 걱정한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김정은의 확약이다. 미국에게 이런 확신을 심어주는 것만이 북한이 살길이다.

미국 대북라인이 매파 일색이 되면서 정부가 갈 길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틸러슨이나 맥매스터는 대화를 앞세워 우리 정부와 소통이 괜찮았는데 새 대북라인은 강경일변도다. 비핵화와 대북 압박을 두고 틈이 생길 경우 정부의 생각대로 북핵 로드맵이 작동되지 않을 우려도 있다. 4월과 5월은 북핵 해결의 최대 고비인데 정부는 미국 매파 등장에 대한 역기능과 순기능을 잘 따져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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