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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슈퍼주총 엇갈린 분위기 '삼성·한진, 격려·응원…KT, 회장 퇴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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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경영성과 보고, 사내·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 액면분할 등이 의결될 예정이다. 2018.03.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산업부 = 23일 열린 삼성전자, 한진그룹, KT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 분위기가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한진은 주주들의 지지와 격려를 받았지만, KT 주총 현장은 일부 노조원들의 회장 퇴진 운동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지난해 실적 축하와 향후 경영에 대한 응원이 이어졌다. 액면분할 등 주요 안건들에 대해서도 대체로 이견 없이 통과시켰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경영진이 지난해 경영성과,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과정을 경청하면서 배포된 영업보고서 등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 경영진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될 때에는 대체로 응원하는 발언을 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질문하는 주주가 많았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주총 안건에 대해 대체로 동의와 제청을 거쳐 승인했다. 특히 액면분할 안건에 대해 한 주주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것을 소액주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간 회사가 성과 창출을 해 삼성전자 주식가치 상승했다. 소액주주 매입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원안대로 액면분할 되면 더 많은 소액주주가 경영활동 관심 가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삼성전자의 50대 1 수준의 액면분할이 아닌 점진적 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주주는 "장기적 안목에서 10대 1 또는 5대 1 수준의 액면분할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거래로 보면 삼성전자 주식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점진적인 방향으로 수정해줄 것을 제의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그동안 분할을 하지 않았던 것은 주주가치 제고 방향이 소각 위주여서였다. 그런데 배당을 중심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전환하면서 액면분할을 하게 됐다"며 "10대 1로 액면분할을 하더라도 상당히 금액이 높은 편이었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코스피 평균을 보고 적정선에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주주들은 7년 만에 주주 배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며 모든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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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주주총회


대한항공이 올해 주주배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 한 주주는 "몇년 동안 대한항공 주총에 와본 것 중 올해가 가장 화기애애하다"며 "조 사장이 취임한 이후 외부에서는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지난해 실적을 보니 상당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주주들의 관심사인 배당도 5%를 책정해준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많은 결실을 맺었다"며 "조 사장이 취임한 이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협정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조종사노조와의 임단협도 잘 마무리 됐다. 올해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위해 조 사장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대한항공이 이사 보수 한도액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 것에 대해서도 극찬이 쏟아졌다. 한 주주는 "지난해 대한항공이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사 보수한도를 동결했다"며 "앞으로도 주주 배당 금액이 오르길 기대하며 주가상승, 임원 보수 증가 등 선순환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KT 주주총회장의 분위기는 고성이 오가는 등 어수선했다.

총회 도중 일부 노조원들은 고성을 지르거나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외쳤고, 황 회장은 "조용히 해달라"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았지만 소란스런 광경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KT는 23일 서울 서초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에서는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신규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앞서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KT민주화연대 소속 회원들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자금법위반, 국정농단 부역, 노동탄압을 행한 황 회장은 KT의 CEO 자격이 없다"며 퇴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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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3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황창규 KT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8.03.23. (사진=KT 제공) photo@newsis.com


황 회장은 KT 임원진이 상품권을 현금화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건넨 불법행위에 관여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KT 주주총회장은 주주총회 성원 확인부터 입장하려는 주주와 경호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KT 주주총회는 고성과 항의로 시작됐다. 이날 황 회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KT민주화연대 소속 30여명은 주총장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불법정치자금 피의자 황창규 회장 즉각 퇴진', 부당노동행위 책임지고 황창규는 퇴진하라' 플래카드와 '황창규 퇴진'이 적힌 피켓카드도 꺼내 들었다.

이들의 함성에 의사진행이 어려워 지자 주총의장을 맡은 황 회장은 의사진행발언 도중 "조용히 하세요"라며 수차례 주의를 주기도 했다. 또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겠다"는 엄포도 놨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채 마무리 됐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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