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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암호화폐의 실용성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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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국내 최초 암호화폐연구센터 개소
"암호화폐는 新금융시스템 만들 토대… 부작용 걸러내고 순기능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암호화폐연구센터 개소식 기념 세미나에서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가운데 왼쪽)과 김형중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이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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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고려대가 국내 최초로 암호화폐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난무하는 가상통화(암호화폐)의 실질적인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나아가 보다 실용성을 가질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23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암호화폐연구센터 개소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현재 투자 위주로 사용되는 암호화폐의 어두운 면을 걷어내고 의미있게 사회에 기여하도록 변화시키고 싶다"며 "암호화폐에 대한 객관적인 기술 및 보안성 평가를 하는 한편 나아가 센터에서 개발된 기술이 미래의 암호화폐로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는 청와대 안보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임 교수는 "1990년대 암호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엔 범죄에 악용될 우려 때문에 경계하는 분위기였지만 현재에는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잘 걷어내고 순기능을 잘 살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장을 맡은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는 디지털커런시이니셔티브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는 크립토커런시리서치센터를 각각 만들어 암호화폐를 진작부터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는데 한국은 지금까지 이런 기관조차 없었다"라며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가 한국에서 이런 역할을 맡으며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개발을 지원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이날 축사에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 체계가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 교수는 "중개자가 필요 없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새로운 근융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며 "아날로그에서는 B2B, B2C 등의 사업이 있었다면 이제는 C2C(소비자 간 직거래)의 거래 형태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에도 P2P 금융이 활성화하고 있지만 원화(貨) 또는 달러화 기반이기 때문에 국경이라는 한계가 있었는데, 암호화폐를 통해 국경에 상관 없이 돈을 투자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 교수는 ICO(가상통화 공개) 금지 규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ICO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지분(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을 나눠주고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ICO를 통한 자금 조달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 정부의 ICO 봉쇄 조치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법인을 두고 ICO를 진행하다 보니 사람을 보내고 법인을 설립하는 비용을 해외에서 지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위스같은 곳에선 현지 인력을 의무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창출마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라며 "국외로 인력과 자금이 새어 나가고 있는 '국부 유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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