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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인터뷰] 송세경 대표 "태권V에 매료…로봇계 스티브 잡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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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V와 마징가Z의 가장 큰 차이를 아십니까?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로봇들은 사람이 직접 타고 조종합니다. 하지만, 태권V는 주인공과 정신을 교감해 작동합니다. 태권V처럼 인간의 정서를 반영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퓨처로봇의 목표입니다."

IT조선

송세경 대표는 최근 IT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로봇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휴머니즘을 담은 로봇이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신념을 갖고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평소에도 '홍익인간'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생활하는 그다.

2009년 퓨처로봇을 설립한 송세경 대표가 불모지에 가까운 로봇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화려한 그의 이력이 한 몫 한다. 삼성 전략기획실 출신이 벤처를 창업한다고 회사를 그만둘 때,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의 반대가 강했다고 한다. 그는 한 달간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고,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로봇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송 대표가 로봇 시장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로봇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전략기획실 재직 당시 한발 앞선 기술을 접했고, 로봇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봤다. 그는 로봇 역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분야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이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송세경 대표는 "당시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면서 미래 사업 중 하나로 로봇에도 관심이 컸다"며 "스마트폰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던 시절, 로봇을 알게 됐고 단순한 로봇이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스마트 로봇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음성으로 제어하는 것처럼 향후에는 논터치 환경에서 인간과 감성적인 소통을 하는 로봇이 대세가 될 것이다"며 "퓨처로봇은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 영역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퓨처로봇이 생산 중인 최신 로봇 모델은 '퓨로-D'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안내용으로 주로 활용되는 모델로, 최근 주요 관공서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를 위해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 형태로 디자인된 '퓨로D'를 대거 공급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송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 행사 진행에 자사 로봇 퓨로-D를 후원한 것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공식 스폰서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실제 퓨로-D는 이번 평창 올림픽에 투입돼 행사장 정보를 안내하고, 동시에 외국인을 상대로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송 대표는 "올림픽 경기장에 퓨처로봇이 개발한 로봇이 투입돼 전 세계인을 상대로 실시간 음성 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많은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퓨로-D 로봇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인간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로봇 개발이라는 기업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퓨로-D를 시작으로 사회성을 가진 3세대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담은 선한 로봇으로 전 세계에 가장 로봇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가시적인 주 타깃 시장으로 무인점포가 확산되는 유통시장을 꼽았다. 고객과의 접점이 필수인 유통시장의 특성상 무인점포에 로봇이 투입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송 대표는 "아마존이 이미 무인점포를 오픈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선도 유통업체들이 무인점포 확산에 나서고 있다"며 "무인점포에 로봇이 투입되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고객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로봇 개발은 막대한 R&D 비용이 필요한 분야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지만, 앞으로 패러다임이 변해 시장이 개화되면 로봇의 급속한 대중화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며 "스마트폰 시장을 연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로봇 시장을 개화한 인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고 싶다"고 언급했다.

IT조선 김남규 기자 nice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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