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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B "이 모든것이 내 탓…자책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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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前대통령 구속 ◆

매일경제

22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입장문 3장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23일 0시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일부 측근들과 악수를 한 뒤 검찰의 호송 차량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자택 주변에 있던 일부 시위대가 "측근들도 잡아넣어라"라고 고함을 쳤고, 이에 맞서 일부 지지자들은 "힘내세요"라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심경이 어떠신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송경호 특별수사2부 부장검사와 함께 서울 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자신의 SNS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새벽 친필로 3장 분량의 입장문을 미리 작성했으며, 이날 밤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대통령이 돼 '정말 한번 잘해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 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으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고 부연했다.

이 전 대통령의 '다스·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은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두고 다툴 때 처음 불거졌다. 당시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라고 폭로했다.

검찰 수사는 쉽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유력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자칫 검찰이 선거에 개입해 특정 후보를 편든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이상은 회장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끝냈다. 2008년 1월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출범해 재수사를 벌였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과 다스는 무관하다"는 측근들 주장에 결국 무혐의 처분됐다.

10년이 지난 지난해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BBK 주가 조작 사건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 대표 장 모씨가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 국가권력이 동원됐다"며 이 전 대통령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다스 실소유주와 정호영 전 특검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이 들어왔고 서울동부지검에 '다스 횡령 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팀도 꾸려졌다.

이번엔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 5년이 지나 아무 힘이 없었고 정권교체 탓에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적폐' 취급을 받았다. 여론은 검찰 수사를 재촉했다. 수사 과정에서 측근들도 기존 입장을 바꿔 진술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영포빌딩 등에서 결정적인 압수물을 발견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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