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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음주 운전하다 도로 위에서 잠든 얼빠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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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수사관이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강남경찰서 소속 김모 경장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장은 지난 14일 오후 8시쯤 만취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잠이 들었다. 신호가 바뀌어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다른 운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김 경장은 경찰이 출동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편도 2차선 도로 한복판에 정차된 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김 경장은 현장에서 음주 측정 후 귀가했고, 다음 날 소속 경찰서인 강남경찰서 청문감사실에 스스로 찾아가 조사를 받았다. 오후 7시 퇴근 후 강남구 삼성동에서 대학 동창들과 맥주 2병을 마시고 집으로 운전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날 김 경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강남경찰서는 김 경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김 경장이 만취 상태로 운전한 14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날이다. 이 전 대통령 자택 관할인 강남서는 이 전 대통령이 다음날 오전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했다. 김 경장이 소속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오후 7시까지 대기하게 돼 있었다. 김 경장은 오후 8시에 만취 상태로 적발됐다. 이날 경찰서장을 비롯해 형사과장 등 일부 간부들은 다음날 새벽 6시까지 경찰서에서 밤을 새워 대기했다고 한다.

최근 경찰에 이런 식의 기강 해이와 비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22일엔 울산경찰청장이 야당 후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직전 여당의 유력 후보를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져 ‘표적수사’ 논란이 일었다. 21일엔 경찰서장까지 지낸 정모 현직 경찰 총경이 해외 불법 사설 도박장 운영에 연루돼 직위 해제된 사실이 알려졌다. 정 총경은 마카오의 한 호텔 사설 도박장 채권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고 한다.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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