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포스트는 “태국 지자체들이 다음 달 열리는 송끄란 축제 기간 여행객, 특히 여성들을 대상으로 ‘옷 단정히 입기’ 캠페인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옷을 단정하게 입어 성범죄를 당하지 않게 한다는 취지다.
태국 ‘송끄란’ 물의 축제. 송끄란 축제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새해를 축하하는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 중 하나다. / 태국관광청 |
현지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진보 여성과 남성 재단(WMP)’은 태국 내무부에 서신을 보내 다른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WMP는 태국 노동부, 사회개발부·인간안보부 등과 함께 성폭력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등 여성 인권 운동을 해 왔다.
서신에는 WMP가 2016년 송끄란 축제에 참가한 10~40세 여성 17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조사 결과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9%는 원치 않는 신체 접촉과 성희롱을 경험했으며, 85.9%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성 옷차림과 성범죄의 상관성을 주장하는 시각은 전 세계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캔자스대는 ‘무슨 옷을 입고 있었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18명의 성폭력 피해자를 소개하며 이들이 사건 당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재현했다. 평범한 티셔츠와 청바지, 원피스 등이었다.
당시 주최 측은 “성폭력 피해자가 입었던 의상이 성폭력을 일으킨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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