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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英 외무 "러시아 월드컵은 히틀러 올림픽"…스파이 독살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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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장관이 올해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을 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올림픽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의 영국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으로 대치 중인 영국과 러시아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에 망명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69) 부녀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월드컵을 각각 히틀러와 1936년 개최된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 비유했다.

조선일보

2018년 3월 2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영국에 망명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부녀 암살 시도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 의회에 출석했다. /iTV News 캡처


이날 이안 오스틴 영국 하원의원은 “푸틴은 히틀러가 1936년 올림픽을 이용한 방식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이용할 것”이라며 영국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존슨 장관은 “1936년과 비교한 것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푸틴이 자유롭고 공정한 절차로 당선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존슨 장관의 푸틴·히틀러 비교 발언에 러시아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영국의 모든 행동이 러시아를 적의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존슨 장관이 혐오와 분노, 무례함에 중독돼 있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존슨 장관의 발언이 세계 2차 대전에서 독일 나치에 승리한 구 소련의 승리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러시아를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영국 이중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 이후 영국 정부는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도 러시아 주재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영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명령하는 등 러시아 내 영국 외교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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