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사설] 가짜뉴스·악플을 대하는 구글의 자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페이스북과 함께 전 세계 뉴스 유통을 독점하다시피 해 온 구글이 20일(현지시간) 언론사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한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디어 산업 지원을 위해 향후 3년간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투자하고, 악플을 막는 댓글 관리 프로그램의 소스를 공개해 원하는 언론사들에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각 매체가 유료 온라인 독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판매 및 광고 수익은 해당 언론사가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글이 언론과의 적극적인 상생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의 설명회 발언에 잘 드러난다. 그는 “당신(언론)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도 성공하지 못하고, 당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우리도 성장할 수 없다”며 “빠르게 발전하는 모바일 환경을 따라가기 어려운 언론사들을 구글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공룡 구글’이란 비판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전통 미디어에 시혜를 베풀겠다는 제스처가 아니다.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살아남아야 구글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상생을 모색했다고 봐야 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가짜뉴스를 대하는 구글의 자세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당시 잘못된 정보가 검색 최상단에 올라 ‘가짜뉴스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구글은 ‘가짜뉴스의 확산 통로’라는 비판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대신 인공지능(AI) 업그레이드를 통한 필터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놨다. 반면 국내 포털업체들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우리는 언론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각 매체가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광고액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 검색시장의 70%를 점유한 네이버 등이 구글의 이번 상생방안을 눈여겨봤으면 한다.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