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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조현준 효성 회장, 이사회 의장직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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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지주사 전환 앞두고 시민단체 및 여론 비판 일자 '권한이양 의지' 결단…이사회 투명성 확보 차원]

조현준 효성 회장이 ㈜효성 이사회 의장직을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학과 명예교수에게 넘겼다. 효성의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이전의 분식회계 및 지배구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시민단체와 의결권 자문기관 등이 오너 경영진을 문제 삼자 이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 이사회 의장을 맡던 조현준 회장은 이달 초 의장직을 내려놓았고 이 자리에는 박태호 명예교수가 대신 자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임 박 의장은 2015년부터 효성의 사외이사를 맡았고 이전까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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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6일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효성 마포 본사 강당에서 조현준 회장이 그룹회장에 취임했다. /사진제공=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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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이번 결정에 대해 "최고 경영 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투명경영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200억원대 자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라 이를 상당히 의식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와 관련한 수백억원대 손해 혐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자 시민단체는 효성의 지배구조 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효성 오너 일가의 문제와 관련된 검찰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효성의 기업지배구조와 내부통제제도가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 의결권 자문기관을 표방하는 일부 단체는 조 회장의 계열사 사내이사 선임까지 반대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여론의 추이가 효성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이사회 산하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의 대표위원을 사외이사가 맡게 규정을 변경했다. 올해는 윤리경영과 감사위원회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도 내놓았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올해 내에 지주사 체재까지 완비하기로 했다.

이런 배경에서 조현준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사퇴는 투명경영 체재 구축을 위한 방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경영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을 외부 인사에게 양보해 오너 일가의 권한독점에 관한 일부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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