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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줄기세포가 실명위기 노인 시력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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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라운지]

英,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 성공

배아줄기세포로 망막세포 배양… 환자 눈에 이식, 신문까지 읽어

영국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로 실명(失明) 위기에 처한 노인 환자들의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도 몰라보던 환자들이 신문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1년 이상 별다른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노인성 안과 질환 치료의 전기가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5년 내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피트 코피 교수와 무어필드 안과병원의 린든 다 크루즈 교수 연구진은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배아줄기세포로 배양한 망막세포를 80대와 60대 남녀 노인성 황반변성증 환자의 눈에 이식해 부작용 없이 시력을 회복시켰다"고 밝혔다.

노인성 황반변성증은 나이가 들면서 시세포(視細胞)를 받치고 영양분을 제공하는 망막색소상피세포가 손상돼 나타난다. 시력이 저하되고 심하면 실명에까지 이른다. 50대 이상 인구 중 1%가 걸리는 질병이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수정란에서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나는 배아줄기세포를 치료에 이용했다. 일단 줄기세포를 가로세로 4×6mm의 패치 위에서 망막색소상피세포로 자라게 했다. 환자의 망막 뒤를 절개하고 패치를 주입하자 수술 전에 1분에 한 글자를 겨우 알아보던 환자들이 50~80단어까지 읽을 수 있게 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86세의 남성 환자는 다시 신문을 읽기 시작했으며 정원을 가꾸는 아내도 도울 수 있었다.

줄기세포로 실명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환자의 피부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한 세포로 만들어 노인성 황반변성증 환자에게 이식했었다. 부작용은 없었지만 시력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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