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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정보유출 후폭풍…39조 날아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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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보업체에 4년간 5000만명 정보 유출 방치…정치 선전에 사용자 노출

페북 관리 소홀 비난 속 내부 갈등·규제 필요성에 주가 하루 만에 6.8% 폭락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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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의 주가가 1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6.8%(시가총액 기준 39조원)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 4년간 최대 낙폭으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CNBC 등 현지 언론들은 페이스북이 최근 데이터 정보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불법 정보수집에 연루되면서 관리소홀 책임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기존에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지던 정보수집과 달리 개인의 정치적 활동에까지 영향을 주려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 정보관리 정책과 관련해서 내부 갈등까지 노출하는 등 페이스북이 기로에 섰다는 말이 나온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을 정치 선전에 노출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 경선 후보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주로 보수성향 정치인들에게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약 5000만명의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의 내부고발자 크리스토퍼 와일은 어떤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주입된 정보에 잘 동요하고 각인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의 현실 인식에까지 변화를 주려 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학술연구 목적이라며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게 하는 등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거짓말이 문제라고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2015년 처음 불법 정보수집이 드러났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관리소홀 사례까지 들춰지며 된서리만 맞았다.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의 확산 창구로 활용되는데도 적극적으로 방지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가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페이스북 광고를 내고, 아이디를 도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확산시키는데도 막지 못했던 과거 사례까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회사 내부에서도 정보관리 정책에 대한 이견이 강하게 대립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전·현직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최고 정보보안책임자 알렉스 스타모스가 경영진과의 의견 충돌로 오는 8월에 페이스북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타모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왜곡된 정보가 전달되고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사의 정보관리 체계를 더 많이 공개하고 정부당국과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로 전해졌다.

신문은 스타모스가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포함한 최고위 임원진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지만 경영진은 자신들과 회사의 평판을 더 걱정했고 정보 공개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미국 의원들로부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한 요구와 허술한 개인정보 보호조치에 대한 질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영국 의회 일부 의원들은 저커버그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스스로 단속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졌다”면서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권까지 들썩이면서 규제당국도 페이스북에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메신저 왓츠앱, 사진공유 앱 인스타그램 등 페이스북 플랫폼을 활용한 데이터 공유 행태 전반에 손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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