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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전인대 폐막…왕치산에 류허까지 시진핑 1인체제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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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왕치산 컴백…국가부총리로 '신형대국관계' 진두지휘

50년지기 류허 경제사령탑 맡겨 부채 관리…경제통 리커창 견제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를 마쳤다.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시 주석은 자신의 최측근인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정계에 다시 불러왔고 50년 지기 친구 류허 부총리를 경제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견제받지 않는 완벽한 친위라인을 구축한 셈이다.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폐막식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전쟁과 기아, 빈곤을 겪는 국가의 국민에 대해 긴밀한 관심과 사심 없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중국 위협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미 국제사회는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열린 공산당 대회에서 ‘2050년까지 미국을 넘어서는 사회주의 강대국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중국이 굴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과거 외교 방침인 도광양회(韜光養晦·참고 기다리며 힘을 기른다)대신 신형대국관계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개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의 최측근들을 외교라인에 앉혔다. 특히 외교는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컴백한 왕치산 국가부총리가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절대권력을 위해 경쟁자들을 부패 혐의로 잡아들인 사정의 주인공으로 유명하지만 이전엔 20여 년 동안 외교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0년 중국의 사스 발병까지 까다로운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부총리로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며 합리성과 외교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또 주미대사 출신 양제츠 국무위원 담당이 정치국 위원(25명)에 있고 왕이 외교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승격한 만큼, 시 주석이 추구하는 신형대국관계 외교는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에서도 시 주석은 자신의 속내를 잘 아는 이들을 기용했다. 지난 5년간 중국 경제 분야를 책임진 리커창 총리가 뒤로 물러나고 류허 부총리가 경제 정책을 좌우할 전망이다. 류 부총리는 시 주석과 베이징 101 중학을 같이 졸업한 친구로 시 주석이 ‘내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평가를 한 적도 있는 인물이다. 류 부총리는 2008년 미국에서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엔 4조위안 규모의 부양책을 제시하며 중국 경제의 회복에 기여,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 5년간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기반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단기간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지방정부와 국유기업, 개인 할 것 없이 부채가 급증한 상태다. 결국 중국은 2020년까지 부채를 감축하고 금융 리스크를 해결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기에 이르렀다. 시 주석은 류 부총리에게 구조조정 작업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시 주석은 류 부총리를 경제 사령탑으로 기용하며 원조 경제통 리커창 총리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정치적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당 상무위원 서열 2위지만 경제, 금융, 통화정책에서 류 부총리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역대 최약체 중국 총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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