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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MB, 'BBK 떼인 돈' 140억 회수에 큰 관심…"이자까지 받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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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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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투자자문의 김경준 씨에게서 떼인 투자금 140억 원을 돌려받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원금 외에 이자까지 받아내라'는 주문을 미국 로펌에 내린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삼성이 이 전 대통령 측에 다스 소송비 외에 추가 지원금을 미국 로펌을 통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해오자 이 전 대통령이 반색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원 반환 소송에 깊은 관심을 두고, 소송 과정을 직접 챙기며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다스가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검프를 미국 소소대리인으로 내세우게 된 건 대선을 앞둔 2007년 9월로, 140억 반환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기존에 선임한 로펌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게 됐고, 이 과정에서 에이킨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를 추천받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에이킨검프가 소송을 맡아 김경준 씨 측과 합의에 들어가자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이자까지 받아내라"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투자원금 140억 원과 별도로 이자 57억 원까지 총 197억 원을 받아내라고 주문할 정도로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소송을 세밀하게 챙겼다는 겁니다.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하는 과정도 이 전 대통령이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보고받아 승인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2007년 9월쯤,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만나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이 대신 부담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삼성이 이 제안을 수락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 이건희 회장의 보고와 승인이 있었다고 파악했습니다.

이렇게 지원한 삼성의 소송비 대납 비용은 모두 68억 원에 달합니다.

삼성이 에이킨검프를 활용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소송과는 별도로 돈을 지원하려고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 변호사가 2008년 3월쯤, 청와대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나 "삼성이 소송 비용에 일정 금액을 추가해 줄 테니 그 돈을 이 전 대통령을 돕는 데 쓰라고 했다"고 전했다는 겁니다.

이 자리에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동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변호사의 말을 듣고 밝게 미소를 지으며 삼성의 자금 지원 계획을 승인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다시 방문한 김 변호사에게 "삼성 쪽에 고맙게 생각하고 계속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이 'VIP 보고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보고, 이 문건을 뇌물 혐의 증거로 제시할 예정입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뇌물죄를 적용한 검찰 수사를 전면 반박하는 입장입니다.

소송비 대납 의혹에 대해 미국의 대형 로펌이 다스의 소송을 무료로 도와준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지만 대납 관련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해명입니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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