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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TF초점] 민주당, 왜 정봉주를 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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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9일 정봉주 전 의원의 복당 불허를 결정하며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18일 정 전 의원이 연남동 연트럴파크(경의선 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 /이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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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뜻 못 이뤄…무소속 출마 가능성 커져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58) 전 통합민주당 의원의 복당을 불허한 가운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은 19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에서 정 전 의원에 대한 복당 불허 결정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최고위원회가 사실관계와 관련해 다툼이 있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기본 취지와 연관해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복당 불허 방침 배경을 설명했다.

내용만 놓고 보면 정 전 의원은 최근 '프레시안'의 성추행 의혹 보도 여파가 복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레시안'은 지난 2011년 12월 당시 정 전 의원이 기자 지망생이자 대학생인 A 씨를 성추행했다고 최초 보도했다.

성추행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고, 정 전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행적을 세세히 공개하며 반박하는 등 결백을 주장했다. 현재 정 전 의원과 프레시안은 명예훼손을 적시해 쌍방 고소한 상태로, 진실 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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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12일 정 전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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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정 전 의원 복당을 불허한 것은 의혹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해석했다. 자칫 지방선거에서 정 전 의원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민주당의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90여 일 앞두고 민주당은 진보 인사들의 잇따른 '미투' 폭로로 곤혹스러운 상황이고 (야당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며 "의혹이 완전 해소되지 않은 채 정 전 의원의 일방 의견만 믿고 (복당을) 받아준다면 그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도 "민주당이 철저히 미투 폭로를 지지하고 있고, 대권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제명·출당하는 등 강력한 조처로 선을 그어왔다"며 "정 전 의원의 심사를 보류하면서 시간을 끌지 않았던 것만 봐도 민주당의 의지가 엿보인다. 여론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당은 정 전 의원의 복당을 수용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관련 의혹을 제기한 뒤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민주당 당원 자격과 함께 피선거권도 10년 박탈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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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연남동 연트럴파크(경의선 숲길)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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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정치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대통령 특별사면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별사면에 앞서 여야 의원 125명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 전 의원의 복권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결국, 정 전 의원은 사면복권을 받아 피선거권을 회복하고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그는 지난 1월 7일 민주당 서울시당에 복당을 신청했다. '친정'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오다 최근 서울시당 복당 신청을 철회하고, 중앙당에 재신청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복당을 최종 불허함에 따라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아울러 당헌·당규에 따라 앞으로 6개월 동안 복당 신청도 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8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하며 회군할 일은 절대 없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전 의원은 또, 복당 불허 결정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정봉주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다. 민주당을 지금 원망하는 분들!
절대 원망하지 마라. 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치이다"라며 "지금 여러분이 원망하며 표현하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실체는 지금 민주당을 잠시 점유하고 있는 일부 지도부일 뿐이다. 민주당 현재의 지도부는 나를 외면해도 나는 민주당을 버리지 않는다. 민주당과 맞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지도부는 임기가 제한적이지만 나의 민주당은 영원하다. 나와 민주당의 당원이 민주당의 진짜 주인이다.
현재의 지도부가 떠난 그 자리 진짜 주인 민주당원이 남을 것이다. 나는 민주당의 진짜 주인인 민주당원의 명령만을 따를 뿐이다. 지금 지도부의 인사들보다 나는 더 오래된 민주당 당원이다"고 자신의 복당을 불허한 지도부를 향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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