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배달의 민족' 주35시간 일해… 성공한 벤처들은 유연근무 잇따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눈앞에 온 근로시간 단축]

창업 초기엔 밤낮없이 일해 성장

회사 본궤도 오르자 다양한 혜택… 애사심 키우고 인재 유출도 막아

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3월 업계 최초로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보다도 5시간 적다. 직원 700여명은 매주 월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 출근했다가 오후 6시면 퇴근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김봉진 대표는 도입 배경에 대해 "전적으로 복지만을 늘리기 위해 만든 정책이 아니다"며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회사일수록 생산성도 높고,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창업 초기부터 이런 정책을 추구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창업한 이 회사는 여느 스타트업들과 다름없이 밤낮없이 근무해 국내 배달 앱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고 146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회사가 기반을 다졌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2015년 주 4.5일제(월요일 오후 출근) 도입을 시작으로 점심시간 30분 연장, 퇴근 시간 30분 단축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완성했다. 우아한형제들에 이어 국내 대표 숙박 앱인 '여기 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작년 4월 주 35시간 근무 행렬에 동참했다.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기업들도 직원 스스로가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들도 근무 시간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한다.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밤샘 근무하는 벤처 문화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성장이 최우선 가치였던 창업 초기와 달리 직원들의 애사심을 키우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유연 근무제를 도입한다"면서도 "초기 스타트업에 대기업 수준의 경직된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