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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김윤옥, 2007년 명품백 수수… MB캠프서 돈주고 보도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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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대선후보 확정 직후… 정두언 "직접 무마 각서 써줘"

조선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사진〉 여사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재미 여성 사업가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았고, 나중에 이 일이 알려질 상황에 처하자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금품을 주고 이를 덮으려 했다는 증언이 19일 나왔다. 금품을 주고 사건을 무마한 당사자로 알려진 정두언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2007년 8월 김 여사가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미국 뉴욕의 여성 사업가 A씨로부터 3000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 자리에는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종교인 김모씨가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씨가 노란 보자기에 싼 에르메스 가방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지만, 가방 안에 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A씨가 건넨 에르메스 가방 안에는 미화 3만달러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취지의 얘기를 했다.

2007년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뉴욕의 한 교민신문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취재에 나섰다고 한다. 당시 이 사실을 접한 정두언 전 의원(당시 MB 캠프 총괄기획팀장)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이 교민신문의 사장 B씨에게 돈을 주고 기사화되는 것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캠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인쇄·홍보업을 겸하던 B씨는 이 전 대통령의 경선 홍보물 인쇄 비용 9000만원을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고, 정 전 의원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또 대선 13일 전인 2007년 12월 6일 B씨에게 '앞으로 (인쇄·홍보)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해주고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도 써줬다. 언론에 공개된 그 각서에는 정 전 의원과 캠프 관계자 송모씨가 서명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그 일(명품 가방 문제)을 처리하느라 내가 사재를 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대선 때 경천동지할 일이 3가지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그중 하나"라고도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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