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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발언대] 親환경 '클린 미트' 개발해 보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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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 육류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육류 소비는 1970년 5.2kg에서 지난해 47.6kg로 9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소고기 수입량은 17만t 정도로, 금액으로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육류 소비가 급증한 것은 소득 증가와 식생활 고급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소비자의 욕구를 막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같은 방식으로 생산하는 육류의 소비 증가는 인류 건강과 지구 환경 보호, 그리고 동물 복지 차원에서 세계적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동물성 지방 섭취 과다로 인한 비만 등 만성병 증가는 국민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급히 다뤄야 할 문제로 등장했다. 늘어나는 육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가축 사육 증가에 따른 폐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우선 가축 사육에 따른 수질 및 환경오염 문제를 들 수 있다. 축산 폐기물이 방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지구 발생량의 51%를 차지한다. 소 1만 마리를 사육하는 축사에서 발생하는 유기 폐기물량은 인구 61만 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양과 비슷하다. 세계적으로 부족한 물 사용량 측면에서 보면, 단위 생산량당 토마토는 110L, 통밀은 525L 정도지만, 쇠고기는 2만L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소비자로부터 고기 먹는 즐거움을 뺏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런 여건을 고려해 이제 가축 사육을 줄이고, 대신 과학기술을 활용해 실제 고기와 맛이 비슷한 배양육 형태의 '클린 미트(clean meat·청정 고기)'를 생산하는 방안을 본격 고려해야 한다.

몇몇 선진국은 이미 동물 세포를 배양해 인공 고기를 만들고 이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도 생명공학 기반과 세포 배양 기술 등을 활용하면 경제성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클린 미트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 우선 동물 조직을 부위별로 배양해 단백질로 이뤄진 인공 고기를 만들 수 있다. 또 식물성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조직 단백을 활용해 동물 조직과 닮은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클린 미트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미래의 먹거리 개발에 큰 관심을 보였다. 클린 미트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새로운 수출 전략 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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