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불발 전개 가능성 40%
내용 없는 만남 확률도 40%
비핵화 성과는 2% 수준 희망
북한 문제 낙관론은 늘 좌절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
시나리오 1.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실제로 만나지는 않는다(가능성 40%). 트럼프 대통령은 극적인 상황 연출을 좋아한다. 그는 프로레슬링 경기나 TV 리얼리티쇼, 미인 대회에서 과장된 액션을 보여왔다. 하지만 정상회담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 선에서 끝나는 미완의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국가안보팀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지만, 관련자들은 개별적으로 회담에 유보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구체적인 단계에 이를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지속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포기를 목적으로 한 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며 우려를 표한다. 정상회담의 결과가 긍정적이어도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북한이 몰래 핵실험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대통령이 망신을 당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 책임자와 한 자리에 임했다는 사실로도 보수층 유권자가 대거 이탈할 수 있다고 공화당은 경고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에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장벽은 축소됐고, 미국 납세자 돈이 투입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 혁명 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도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퍼레이드 규모를 대폭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실행에 옮겼으나 이후 미국 정부는 제조업체와 동맹국의 피해를 우려해 면제 대상국을 늘리고 있다. 김정은과의 회담 문제도 비슷한 형태도 전개될 수 있다. 안보 분야 실무진들은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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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3.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돌파구를 찾은 척한다(가능성 18%).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드라마가 뉴스 헤드라인을 점령하고 긍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출을 지속하고 싶을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폐기하는데 합의하지는 않겠지만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할 수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의 조언을 따른다면 평화협정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북 협상 전문가라면 평화협정이야말로 북한이 원하는 장치라는 사실을 안다. 국제 사회에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한국과 미국에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압박하며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려는 전략이다. 회담이 이 지점에 이르면 일본과 미국 공화당, 한국의 보수 야당에서 반대의 소리가 거세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동맹국의 신호를 중시하지는 않아도 미국 내 보수 매체의 반응에는 예민함을 보인다. 합의의 본질보다 극적인 연출에 집중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시나리오 4.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구체적인 군축협상을 실제로 이룬다(가능성 2%). 김 위원장이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고, 납북된 한국인과 일본인을 위한 최소한의 설명을 하고, 핵시설이나 핵미사일 핵심프로그램에 대한 파괴 명령을 내린다면 두 정상의 회담은 성공이라 하겠다. 나도 내 예상이 틀렸다는 사실에 놀라며 기뻐할 것이다. 나 역시 안전을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는 늘 북·미 관계 낙관론자들의 편이 아니었다.
마이클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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