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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5G 네트워크 장비 도입 앞두고… 이통사'화웨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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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장비업체에 입찰제안요청서 발송
가성비 면에선 월등하지만 보안 이슈 여전히 갑론을박
중국 정부간섭도 껄끄러워


파이낸셜뉴스

최근 폐막한 'MWC 2018'에서 화웨이는 3GPP 규격에 맞춘 5G 통신장비를 공개했다. 화웨이 통신장비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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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업계가 '화웨이 딜레마'에 빠졌다. 내년 3월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빅3'중 하나인 화웨이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와 보안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의 글로벌 5G 표준 기반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국내외 관련 장비업체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다.

각사의 RFP에는 3GPP가 지난해 12월 5G NR(NewRadio) 표준으로 승인한 NSA(논스탠드얼론, 4G와 5G 연동)는 물론 올 상반기 중 5G 1차 표준으로 발표될 SA(스탠드얼론, 5G 단독)에 대한 지원 요구도 담겼다.

■조기상용화, 가성비 앞서

이통3사는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ZTE, 삼성전자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는 물론 통신칩과 소형기지국 등을 개발하는 국내 중견.중소 장비업체에게도 RFP를 보내 협력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중 화웨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다. 글로벌 통신장비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2017년 기준 28%)를 달성한 화웨이의 5G 부문 기술력이나 가성비 등은 높지만 보안 위협 등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5G 조기상용화 관련 화웨이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권 부회장은 "2013년부터 화웨이 LTE 통신 장비를 도입해 이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보안 이슈가 불거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통3사가 전국망 용도로 사용할 3.5㎓(저주파수 대역) 부문 기술이 앞서 있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무조건 외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KT 오성목 네트워크부문 사장이 "화웨이, ZTE 등에도 5G RFP를 전달했다"며 "5G 통신장비 수급에 있어 특정 업체를 배제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中국영기업 보안 걸림돌

그럼에도 화웨이는 중국 정부 입김이 언제든지 작용할 수 있다는 불신도 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은 상태에서 전국망으로 5G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화웨이가 투시안경을 쓰고 전국 주요 네트워크를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례로 2016년 2월 '테러리스트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라'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구를 강력하게 거부했던 애플과 비교해봤을 때, 화웨이는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현재 민영기업(비상장회사)인 화웨이는 창업주 런정페이 회장이 약 1.4%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약 98.6%)을 약 8만여명의 임직원이 나눠 갖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도 이사회 멤버 중 3명이 일정기간 돌아가면서 맡는 형태의 '순환 CEO 체제'다. 그럼에도 중국의 국영기업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미국을 비롯 글로벌 ICT 업계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하는 이유는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구축은 물론 관련 노하우를 향후 다른 국가에 수출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화웨이 장비가 수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화웨이가 개별 기지국 등 전기통신설비 설치나 장비 인증과정에서 보안 규정을 충족할 경우, 중국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승인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로 LTE를 구축할 때도 마찬가지 기준으로 승인해 준 바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까지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네트워크 장비에) 화웨이 장비가 깔릴 경우, 거기에 연동되는 다양한 디바이스의 보안 문제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부분에 유념을 해서 5G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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