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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노노갈등..일반직 "찬성" 생산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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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피용익 신정은 기자] 금호타이어 생산직 노조가 해외 매각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일반직 대표단이 채권단의 해외 매각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노노(勞勞)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금호타이어(073240) 일반직 사원들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빌딩 앞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자본 유치 및 경영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해외 매각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반직 대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영업망 붕괴 및 정상적 영업활동 불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 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 공장 파산, 완성차업체 등 고객의 신뢰 상실로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해외자본 투자유치가 우리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지금은 차선의 선택인 만큼 해외매각을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더블스타가 3년간 고용을 보장하고, 지분도 3년 간 매각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노조에 가입돼 있는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약 1500명은 지난주 대표단을 결성하고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응답률 71.5%를 기록한 가운데 해외 매각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97.3%로 집계됐다.

일반직 대표단은 오는 21일 광주 공장 앞에서도 해외 매각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후 생산직 노조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4000여명에 달하는 생산직 노조는 더블스타의 ‘먹튀’ 우려 등을 이유로 해외 매각에 반대하고 있어 일반직 대표단과의 입장 차가 큰 상황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이동걸 산업은행장 면담 직후 “노조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해외매각을 추진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생산직 중심의 노조는 20일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청와대 앞에서 공동투쟁 문화제를 개최한다. 20일부터 23일까지는 광주와 곡성 공장에서 8시간 부분파업을 하며 24일에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채권단은 해외 매각은 노조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더블스타는 노조가 계속 반대할 경우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후 청산 절차를 밟게 가능성이 크다.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가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의 이윤창 차장은 “지금 회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무엇보다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정관리를 피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는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조는 하루빨리 자구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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