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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언론학자들 “선정주의 빠진 ‘미투’ 언론 보도 성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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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언론학자 109명 성명

미투 보도 언론, 저널리즘 윤리 훼손 성찰·변화 촉구



한겨레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검사 성폭력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가자가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 캠페인의 상징인 하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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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자들이 ‘미투’ 운동을 다룬 보도가 ‘저널리즘 윤리 훼손’에 빠진 점을 지적하고, 언론에 성찰과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19일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원인 언론학자 109명은 성명을 내어 “언론은 미투 운동을 제대로 보도하여 사회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미투’ 운동을 보도하는 보도 태도를 다시 한번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성명을 통해 언론에 △피해자 인권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 △성폭력에 대한 남성 중심적 통념에서 벗어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이해, 피해자 공감에 기초한 취재·보도 △언론의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 성찰과 실효성 있는 성평등 교육 기구 운영 등을 촉구했다.

학자들은 성명서에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특종을 잡기 위해 비공개 자료를 입수하고 보도하는 언론의 구태는 선정주의의 늪에 빠진 우리 언론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관행 속에 피해자의 인권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 언론에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보도 이후 피해자가 감당하게 될 법적·사회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려”라고 언급했다.

이어 “성폭력 보도는 남성 중심적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투’ 운동에서 피해자의 말하기 ‘때문에’ 관련 업계가 피해를 보거나 가해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방식의 보도가 대표적”이라며 “보도들은 여전히 사안을 바라보는 시야 자체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그 책임을 여성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젠더 폭력에 대한 구조적 이해와 피해자 공감이 결여된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한국 언론이 (여성) 인권에 대한 의제설정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또 “언론은 이제 성폭력 범죄 해결 과정을 철저히 감시하고 성평등한 미래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에 대한 모색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언론이 보도·취재 과정에서 젠더 민감성을 높일 수 있도록 언론인에 대한 재교육 역시 필요하다. 각 언론사와 언론단체, 그리고 관련 정부 기관에 젠더 폭력, 인권 피해에 대한 보도 전담 모니터링 및 성평등 교육 기구 신설, 기존 기구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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