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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최종구 금융위원장, ‘빅데이터 전도사’ 자처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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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과 정보보호 종합 방안 브리핑’에 직접 나섰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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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 산업의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미래 금융 산업에 금융당국 최고 책임자가 직접 연구·실천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과 정보보호 종합 방안 브리핑’에 직접 나섰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언론 앞에 선 것이다.

그동안 보였던 통상적인 금융위원장의 행보나 관례로 봤을 때 이날 브리핑의 주제는 금융위 국·실장급이 직접 발표하는 것이 격에 맞았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은 이례적으로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왔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궁금증을 의식이라도 한 듯 “오늘 브리핑은 실·국장급이 해도 되는 브리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금융위원장이 왜 나왔는지 궁금해할 것 같다”고 운을 띄운 뒤 “그동안 실무진들과 연구한 성과가 꽤 좋게 나왔는데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그 성과를 직접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최 위원장은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우리나라의 IT 기술, 특히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발전돼 있지만 규제가 워낙 많아서 데이터 활용의 수준이 매우 뒤처져 있다”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나 서민들에 대한 금융 지원은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지만 다수의 금융 소비자들을 위한 데이터 활용은 인식의 전환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걸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금융 산업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하는 이유와 배경, 앞으로의 정책 추진 일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빅데이터 활용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의제 성립의 기반이 되는 활동”이라며 “금융 산업에서부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당국은 ‘금융 분야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성장과 소비자 중심 금융 실현’을 위해 소비자 중심 금융 혁신 촉진, 경제·금융시장의 포용성과 공정상 강화,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국민 신뢰 제고 등 3대 추진 전략을 세우고 10대 세부 과제를 실천키로 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신용평가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정보보호의 내실화를 위한 각종 제도적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사실 그동안 최 위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미래 금융 시장의 핵심 매개체가 될 기술에 대해 실무진들과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 스스로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가상화폐 투기 파동이 불거진 이후 시장 안팎에서 “최종구 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 주요 인사들이 미래 금융 시장의 시스템과 장단점을 잘 모른다”는 비판이 불거졌는데 이것이 최 위원장에게는 오히려 공부의 자극제가 됐다는 평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가 금융 산업 전체 발전의 마중물 역할이 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소 노력하겠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평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 금융권이 그동안 4차 산업혁명 등의 주제에 대해 지극히 보수적이거나 한발 뒤처진 정책 행보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의 IT 기술 수준을 감안한다면 해외 선진국과의 격차를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만큼 최 위원장의 변화가 당국의 정책 행보에도 영향이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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