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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연금저축, 절세만 신경 쓰다 노후준비 구멍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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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명수


개인연금의 대표주자인 연금저축은 노후준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런데 연금저축을 바라보는 가입자들의 시선은 엉뚱한 데로 쏠려 있다.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덤으로 제공되는 절세혜택이 그것이다. 해마다 연말이면 증권사 창구가 연금저축을 들어 연초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월급쟁이들로 붐빈다.

그러나 연말정산이 끝나면 가입 창구는 다시 한산해지는 풍경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연간 가입 한도는 1800만원이지만 세액공제 한도인 400만원만 달랑 납입하는 계좌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연금저축의 가입목적을 절세에만 두다간 노후준비에 구멍이 날 수 있다. 한 번 따져보자. 연말정산에서 연금저축의 세액공제로 받는 세금 환급액(연 소득 5500만원 이상)이 최대 52만8000원이다. 재테크 보릿고개에 가만히 앉아 이런 절세효과를 누리는 건 연금저축이 아니면 어렵다. 그러나 세상엔 공짜란 없다.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란 장기보유다. 연금저축은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연금을 수령해야 한다. 가입기간 동안 260만원의 세금환급을 받자고 무려 15년 이상 가입기간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연금을 수령할 때엔 소득세를 내야 하니 절세혜택은 어찌 보면 ‘조삼모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년 400만원씩 5년 납입해봤자 10년 동안 연금으로 수령하면 월 20만~30만원에 불과해 이를 노후자금으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연금은 먼 훗날의 이야기고 당장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세액공제에 꽂히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세액공제는 떡밥에 불과하다. 떡밥에만 신경을 쓰다간 큰 걸 놓칠 수 있다.

연금저축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절세용’이란 인식을 벗어던져야 한다. 1년 세액공제한도인 400만원만 붓지 말고 연간 납입 한도 1800만원을 다 채우라는 이야기다. 5년을 한도껏 납입하면 9000만원이 적립된다. 만약 부부가 각각 1800만원 씩 5년 동안 굴리면 연 수익률 5% 기준 2억4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월 70만원 씩 30년 동안 생활비로 쓸 만한 돈이다. 연금저축은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기 동안 생활비 재원으로 활용하면 좋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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