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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21세기 차르' 탄생 임박…푸틴, 유라시아 제왕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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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티니즘·주권민주주의 기반 국내외 팽창 도모

러시아 경제는 미약…선거결과엔 관건 안돼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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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8일(현지시간) 치러지고 있다. 투표와 개표가 완료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최장 집권을 보장받게 될 것이 확실하다. 스탈린은 31년 집권했다.

1999년 12월31일 취임, 총리직도 거쳤지만 사실상 대통령 이상의 전권을 갖고 있었던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로 오는 2024년까지 '24년 집권'이 가능하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존경한다는 표트르 대제처럼 '21세기 차르'라 불릴 만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표트르를 '대제'로 부르는 것은 러시아를 제국으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푸티니즘'(Putinism), 그리고 주권민주주의(sovereign democracy)를 바탕으로 강한 러시아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이는 러시아 내부 통치용 개념만이 결코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까지 포괄한 '유라시아' 제왕이 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강한 러시아를 만들어 세계 패권을 쥐겠다는 야심이 여기에 들어있다.

푸틴은 재임 1기 관리민주주의(managed democracy)를 정당화했지만 2기엔 주권민주주의를 내세웠고 계속해서 이를 공고히 해 왔다.

주권민주주의는 지난 2006년 2월 푸틴 대통령의 친위정당이었던 '통일 러시아' 연설을 통해 처음 소개됐다(현재 푸틴 대통령은 무소속이다). '강한 국가' '강한 중앙(정부)' '강한 대통령'이 러시아가 표면적으로나마 표방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담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 주권을 보전한 가운데 민주주의 건설에 매진하려면 푸틴과 그의 정당이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개념이다.

뉴욕타임스(NYT)의 브렛 스티븐스 칼럼니스트는 '유로-푸티니즘의 부상'(The Rise of Euro-Putinism)이란 16일자 칼럼을 통해 올해 열렸거나 열릴 유럽의 주요 투표 결과들도 푸틴에 우호적이라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총선이 그랬고 9월에 열릴 독일 선거에 나올 극좌나 극우당 모두 푸틴에게 우호적인 주체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리스 역시 친러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헝가리는 물론 바다 건너 미국 역시 그렇다.

과거나 현재의 유럽 지도자들과 비교해봤을 때 푸틴의 강한 캐릭터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권력을 믿는 사람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마테오 렌치, 니콜라 사르코지, 장-클로드 융커, 앙겔라 메르켈 등을 20년 후에도 떠올릴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푸틴은 명백하게 민주주의 사회에 해가 될 사람이지만, 무기력해 보이지 않고 그는 먹이를 보고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와 같은 데서 흥분을 느끼는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능한한 푸틴은 자신의 선거뿐 아니라 새로운 추종자들, 그리고 미래의 선거에서 계속 이겨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동과 아시아 쪽으로도 러시아와 푸틴의 영향력은 깊숙이 스며들었다.

소련 붕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급부상 및 미국과 중국 중심의 세계 권력 재편을 보면서 움츠러들어 있었던 러시아는 '절대 권력자' 푸틴의 등장으로 다시 기지개를 켠 게 사실이다. 시리아전에 끼어든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반군을 지원했던 나토 동맹국 터키마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분을 통해 연대하게 됐다.

러시아 경제는 극히 미약하나마 성장을 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17년 4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9%, 10월 기준으론 1.5%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1%대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프랑스 국립 동양어대(Inalco)의 경제학 교수인 줄리앙 베르퀴이도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학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거기서 거리가 아주 멀다"면서 지난 18년간의 러시아 경제도 들쭉날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경제다.

프랑스24에 따르면 대선 후보들과의 지난 2월 TV 토론회에서 경제 문제가 나오자 푸틴은 거의 침묵을 지켰으나 지지율 변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알자리라도 지난 18년간 푸틴의 집권기간동안 빈곤선을 벗어난 러시아인들이 많아졌고 미미하나마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티모시 애쉬 블루베이에셋매니지먼트 이머징 시장 선임 전략가는 "푸틴 집권기간 외환시장이 안정됐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고 "다만 성장률이 더딜 뿐"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블랙 골드'로 불리는 석유에 너무 의존적인 경제란 점, 그리고 빈곤선 상승이 관건이 아니라 노동인구가 적어지면서 인구학적 시한폭탄에 직면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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