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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틸러슨 경질로 확인된 ‘트럼프 독주’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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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제 대북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수장을 바꾼 것은 새 외교라인으로 북핵 협상을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후보자는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있어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틸러슨 장관 낙마로 미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구상에 이견을 제기할 인물이 사라지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독주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폼페이오 후보자는 국무장관 취임 후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 실무 조율을 하면서 북핵 해법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그는 앞으로 북핵 문제 접근방법에 강경론을 덧씌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달 “남북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추구에는 변함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국무부에서는 주한 미대사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공석인 상태에서 북한 문제에 전문적 검토 없이 즉흥적 판단을 내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만에 하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군사옵션 등 대북 강경대응론이 전면에 부상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흐름을 치밀하게 점검하고 대비해야 할 때다. 대북특사단의 중국·일본·러시아 방문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의 대북정책 조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에 나서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 일각에서 평화체제, 종전선언 등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섣불리 대처하다간 한·미 간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어렵사리 성사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궤도를 이탈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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