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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성차별 만연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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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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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81] -앙트러프러너, 여성 직장인에 도움되는 8권의 책 선정

최근 "나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고발하는 미투(#Me Too)운동이 한국 사회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운동은 문화계에 이어 정치계로까지 확산했다. 이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회 분야에서 권력 구조에 의한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했는지를 보여준다.

비즈니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비즈니스 분야는 남녀 임금 격차, 고위직에 진출하는 남녀 비율 등 측면에서 남녀 차별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미투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대표적으로 차량 공유 스타트업 '우버(Uber)'는 사내 성희롱 문화가 폭로돼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CEO)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임직원 20여 명이 해고됐다. 또 '바이너리 캐피털(Binary Capital)'의 공동창업자 저스틴 칼드벡과 정보기술(IT) 투자회사 '500스타트업(500 Startups)'의 공동창업자 데이브 매클루어가 피해자들의 성추행 폭로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이전까지 촉망받던 기업이나 벤처캐피털(VC) 대표들의 사과와 사퇴가 잇달았다.

비즈니스 전문 매체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는 최근 여성의 날이 있는 3월을 맞아 기술 기업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성차별 등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을 소개했다. 리디아 벨란저 기자는 '기술 기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는 8권의 책(8 Inspiring Books on Women Overcoming the Challenges of Working in Tech)'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 창업자와 기업인 등의 구체적인 조언을 담고 있는 책들을 소개했다. 기술 기업은 여성의 진출이 적어 차별이 특히 심한 산업 분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여성 벤처캐피털리스트 엘렌 파오가 지난해 출간한 '리셋: 다양성과 지속적인 변화를 위한 나의 싸움(Reset: My Fight for Inclusion and Lasting Change)'이 첫 번째 책으로 꼽혔다. 파오는 2015년 전 직장 VC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에서 성차별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비록 소송에서 졌지만 여성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파오는 책에서 그가 실제로 당한 차별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여성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는 전용기에서 테이블 자리에 앉지 못하고 소파로 쫓겨나야 했거나, 동료에게서 남성이 여성의 전문적인 역할을 결정한다는 말을 들은 경험을 소개했다. 출산 휴가를 갈 때는 "매니큐어를 바르기 위해 태풍 한가운데 있는 배를 버리고 도망간다"는 말을 듣었다. 벨린저 기자는 파오가 일으킨 영향이 '파오 효과'로 불리고 있으며 책이 기업이나 고용주 입장에서도 다양성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체어맨맘(Chairman Mom)'를 창업한 사라 레이시 CEO가 쓴 책 '자궁은 질병이 아니라 여성의 특징일 뿐이다(A Uterus Is a Feature Not a Bug)'도 선정됐다. 레이시 CEO는 지난 20년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두 회사를 창업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소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그는 책을 통해 아이가 있는 여성이 기술 분야 업무에서 남성에게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여성이 기업의 성공에 기여한 사례나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며 이를 여성들이 받고 있는 차별·불이익과 대비시킨다.

벨린저 기자는 책이 여성들 스스로의 인식 변화도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부의 차별에 맞서기 전에 워킹맘에 대해 스스로 갖고 있는 편견과 한계도 깨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시 CEO는 IT 전문매체 리코드(Recode)와 인터뷰하면서 "나는 아이를 낳은 후에 창업했지만 자신감이 있었고 더 생산적이었으며 성공했다"면서 "내가 주위에서 들은 것과는 정반대 일이 실현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에밀리 창 블룸버그TV 앵커는 책 '브로토피아: 실리콘밸리 남성들만의 클럽 부수기(Brotopia: Breaking Up the Boys' Club of Silicon Valley)'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성추행과 차별이 만연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지적한다. 힘 있는 남성들이 섹스 파티를 열거나 스트립 클럽에서 회의를 열어 여성을 배제하고 여성을 객관화, 성적 대상화한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다양성에 대해 말하지만 뒤에서는 이런 악습을 아무렇지 않게 이어가는 양면성을 꼬집었다. 벨린저 기자는 책이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CEO 등 여성으로서 글로벌 기업의 고위직에 오른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부장제가 무너지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여성의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사라 와츠터 보트처가 쓴 '기술적인 잘못(Technically Wrong)', 카라 알윌 레이바가 쓴 '여성 코드(Girl Code)', 브룩 에린 더피가 쓴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Not) Getting Paid to Do What You Love)' 등도 함께 소개됐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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