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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존경받는 기업, 삼성에 묻다] ③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반면교사,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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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과 분리 독자적 경영 펼쳐야··· 비전제시·사회적 책임 '오너리더십'이 답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80주년 맞는 이재용의 뉴 삼성, 기업의 길을 제시하다'
② '착한 기술'로 따뜻한 세상 만든다
③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반면교사,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아주경제

삼성전자 서초사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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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생존 수명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등록된 기업의 평균수명은 1920년대 67년에서 최근 15년으로 대폭 감소했다. 2020년에는 이 수치가 평균 10년으로 단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에서 삼성, LG, SK 등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주요 그룹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존경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최준선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은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과거에는 기술개발과 혁신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에 주로 치중했다면, 이제는 사회와 국민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깊이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기업 규모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만연한 반대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며 "삼성 등이 배당을 늘리는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국내 기업들의 지향점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식품기업 '마즈'를 꼽았다. 마즈는 107년 전통 기업으로 스낵에서 출발해 펫 케어·푸드, 식품, 음료 및 바이오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마즈는 ‘이익은 공유돼야 하며, 공유된 이익만이 지속가능하다’는 경영철학 아래 고객은 물론 정부, 경쟁사까지도 모두 그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마즈는 하청기업은 물론이고 경쟁자와도 함께 공생해야 한다는 기업 철학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됐다"며 "경쟁기업이 있어야 그 산업이 커지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기에 국내 기업들도 마즈의 철학을 벤치마킹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 "NO"라고 외칠 용기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은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봤다.

지난해 국내 상당수 대기업이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약 1년간 구속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등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기업들이 '노(NO)'하지 못하면 정치 상황에 애꿎게 끌려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큰 비용을 치르고 다시금 배웠다"며 "기업들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경영활동을 통해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 소장은 "삼성을 비롯한 재계가 지난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올해 지속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들의 조직관리를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축 개발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은 '오너리더십'
차상균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위원(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과 비전을 통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해 시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면 결국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차 위원은 "모든 게 리더십 문제로 귀결된다"며 "특히 각 산업 간 융복합이 중요해진 최근 경영환경에서는 회사의 전체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먼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오너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위원은 "오너 경영인은 장기적 관점으로 신규 투자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고, 실패해도 전문 경영인보다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신사업을 주도하는 등 성장동력 마련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잘나가는 플랫폼 회사들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모두 오너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라며 "오너가 물러나더라도 오너의 비전을 함께했던 최측근들이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윤 기자 jiyun5177@ajunews.com

김지윤 jiyun5177@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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