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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아시아초대석] 강팔문 화성도시公 사장, 벼랑 끝에서 정상화 이뤄낸 '소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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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팔문 화성도시공사 사장 인터뷰
벼랑 끝 화성도시공사에 소방수로…성공적 정상화 이어 복지사업 '탄력'
"現 정부, 대출규제 먼저 막은 것은 잘한 정책…인내심 가지고 기다려야"
아시아경제

강팔문 화성도시공사 사장이 경기도 화성시 화성도시공사 본부에서 공사의 정상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채 2939억원, 7년간 누적손실 413억원, 부채비율 308%로 2014년 부도 위기에 있던 공사는 오는 6월 '제로부채' 달성을 앞두고 있다.


[대담=아시아경제 건설부동산부 이은정 부장, 정리=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너무 조급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인내를 가지고 (부동산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기다려야 해요."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대책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강팔문 화성도시공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인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강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주택국장, 주거복지본부장을 역임하며 김수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현 청와대 사회수석)과 함께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꼽히는 '8ㆍ31 부동산 종합 대책'도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강 사장은 "참여정부는 돈줄을 죄는 금융 규제를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내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반면 지금 정부는 먼저 대출을 규제하며 돈줄을 막았다.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정부) 안팎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면 시장이 바로 그 목적에 맞게 흘러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변화는 임계점이 지나야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탈(脫)강남'의 과감한 결단도 주문했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기필코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부동산시장과 맞선다면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주거 복지' 정책의 주요 키워드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해체 직전까지 몰렸던 화성도시공사가 정상화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과감한 결단'이다. 2014년 10월 강 사장 임명 당시 화성도시공사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었다. 부채 2939억원, 7년간 누적손실 413억원, 부채비율 308%. 앞서 4월에 행정안전부가 공사를 해체하고 공단으로 전환하라는 경영개선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소방수로 긴급 투입된 강 사장은 경영진단을 마치자마자 과감하게 움직였다. 미분양 주택은 부실채권(NPL)으로 일괄 매각하고 산업단지의 분양은 전문대행사에 맡겼다. 필지 분할 규모를 사업자 측이 원하는 대로 최대한 맞춰주고 8개 수준이던 입주 업종 제한을 18개까지 풀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현재 화성도시공사는 금융 부채 제로(0) 달성을 앞두고 있다.

"최악의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자를 모집해 조암공동주택개발 사업의 장기 미분양 주택을 일괄 매각했습니다. 총 5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전곡해양 일반산업단지는 신규 업종 추가 등 수요자 맞춤형 마케팅을 추진해 2014년까지 5년 동안 14.7%이던 분양률을 78.2%(올해 2월 현재)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동탄2지구 공동주택개발 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됐다. 사업이익금(약 221억원)을 확보하고, 관내 공공시설물 건립 사업 추진으로 위ㆍ수탁 사업 수수료 수입도 얻어 유동성 문제를 개선해나갔다. 2014년 2440억원에 달하던 금융 부채는 지난해까지 총 2340억원 상환했다. 오는 6월 말 100억원을 상환하면 금융 부채는 제로가 된다. 실제 부채비율은 2014년 308%에서 2017년 60%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공기업의 '제로 부채'가 자랑거리이긴 어렵다. 사업이 다소 부진하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강 사장은 이에 대해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강 사장은 공사 사장직을 사임하고 2016년 익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향후 1년 동안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총 7건의 신규 사업 관련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산업단지, 물류단지, 도시 개발 사업, 건축 사업, 주택(아파트) 사업 등으로 동탄 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한 동탄2 주차 전용 건축물 건립ㆍ운영 사업과 장기 미개발 중인 아산국가산업단지 유보지 조성 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드림파크(리틀야구장), 산업단지 관리와 같은 새로운 분야도 개척할 계획이다.

특히 각별하게 공을 들이는 사업은 주거 복지다. 첫 테이프는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주택을 무상 임대하는 '청년 큐브 사업'이 끊었다. 이는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추진하는 자체 임대 사업이다. "채무가 아닌 채권으로 분류되는 전세임대라 자본일탈이나 손실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현재 6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10개의 원룸을 얻었죠. 인근 수원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취약계층이면서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했습니다. 시범 사업으로 추진해보고 정착이 잘 될 경우 일반 취약계층으로 넓히는 방안도 구상 중입니다.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발맞춰 다양한 주거 복지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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