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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레이더P] [랭킹쇼] 거물들의 한판 승부 서울시장 선거…대선후보급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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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은 말 그대로 특별하다. 행정적으로는 인구 1000만명의 수도를 관할하며, 장관급으로 구성되는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대권후보 대우를 받는다. 조순, 고건,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등 역대 민선 시장들의 면면을 보면 대통령이 됐거나 대통령 선거를 할 때마다 후보로 거론된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서울시장에 대해 '대선 전초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체로 중량급, 대선 주자군들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를 보면 알 수 있다.

1. 대선후보급 '3자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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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제1기 조순 서울시장 취임식 [사진=e영상역사관(ehistor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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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치러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자유당에서 정원식 후보, 민주당에서 조순 후보, 무소속 박찬종 후보가 출마해 3자 구도로 서울시장 선거가 치러졌다. 정원식 후보는 국무총리와 민자당 선대위원장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순 후보는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박찬종 후보는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그 뒤 대선에 출마했다. 이력으로만으로는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선거전이었다.

이 대결에서 조순 후보 42%, 박찬종 후보 33%, 정원식 후보가 20% 지지를 얻었다. 국무총리, 부총리, 대선후보 등을 대선후보급들의 싸움이었다.

2. 시장에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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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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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당시 대선 예비후보 여론조사 1등은 고건 전 총리였다. 한 해 뒤 대통령에 당선된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경선에서 겨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

고 전 총리의 이력은 화려하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걸쳐 2번의 국무총리, 관선 서울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등 행정 관료와 정치인으로 선출직 대통령 빼고는 고위직은 거의 모두 역임했다.

민선 2기 서울시장은 김대중정부가 들어선 1998년 치러졌다. 여당인 국민회의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고건 후보를, 한나라당은 관선 마지막 서울시장이었던 최병렬 후보를 내세웠지만, 고 후보가 9%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IMF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고건 시장은 이후 대통령 선거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권한대행을 하며 대통령의 임무까지 한 '행정가'로 남게 됐다.

3. 대통령이 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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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로 추대된 이명박(중앙) 후보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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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14·15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2002년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상대는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였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의 주요 이슈는 경제와 민주화, 세대 간 대결 구도였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을 지내며 경제를 앞세웠고,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후보는 당시 30대 기수론을 내세웠다. 접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 후보가 당선됐다. 그 뒤 서울시장 임기를 마친 뒤 대통령에 당선돼 서울시장의 위상을 진정한 대권후보 반열에 올려놓았다.

4. 무상급식 투표에 물러난 시장

2006년 실시된 민선 4기 서울시장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물리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다. 4년 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선에 도전해 참여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맞붙게 된다. 표차는 0.6%포인트인 그야말로 신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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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후보였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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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은 재선에 성공하며 차세대 대권주자로 탄탄대로를 걷는 듯 싶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하더니 급기야 서울시장에서 물러났다. 오세훈 전 시장은 유학을 떠나며 대권후보의 길에서 살짝 비켜났지만,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통해 안철수, 박원순 등 대선주자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5. 5%로 시작한 대선후보급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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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관한 입장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있다. [사진=김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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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안철수 신드롬'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 뒤 여론은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변이 일어났다. 무소속 진영에서 안철수 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냈는데, 여론조사 50%의 안철수 원장이 5%를 기록한 박원순 상임이사에게 양보한 단일화였다.

당시 안 원장은 박 상임이사와 단일화를 하며 "시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는 그 뒤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야권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본선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물리치고 서울시장직에 올랐다. 4년 뒤인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한다. 그 뒤 유력한 대권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6. 안철수의 등판 이뤄지나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에 도전하고, 여러 명의 전·현직 의원이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반면 야권은 복잡하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홍정욱 전 의원 등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출마가 불투명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는 것이 당을 위해 본인이 그동안 헌신하고 노력한 일관된 메시지와도 맞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미 캠프가 꾸려졌다는 소문도 나올 정도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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