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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헬조선 살아가는 청소년-상] "혼전동거 찬성이지만 애 낳는 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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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김모(20)씨에게 캠퍼스 낭만은 이제 '사치'가 된지 오래다. 김씨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원룸에서 생활을 함께 할 룸메이트를 찾고 있다. 그는 "일정 나이가 되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가치관이 달라졌다"며 "꼭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어 두기보다 서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본다는 측면에서 동거도 괜찮지 않냐"고 반문했다.

세계일보

청소년 10명 중 6명 이상이 혼전 동거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해선 10명 중 3명 정도만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는 '2017 청소년 통계'에서 2008∼2016년 사회조사 결과를 이용, 청소년(13∼24세)과 부모세대(50∼69세)의 결혼과 가사에 대한 의식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소년 10명 중 6명 "결혼 안 해도 같이 살 수 있다"

분석 결과 결혼에 찬성하는 청소년 비율은 2016년 기준 38.8%였다. 절반이 넘는 51.4%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이혼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8%였고, '반대' 입장을 밝힌 이는 27%였다.

결혼 전 동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청소년의 61.7%는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밝혔다.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은 2008년 56%에서 2010년 53.3%, 2012년 58.4%, 2014년 56.8%에 이어 2016년에는 6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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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부모세대는 혼전동거에 반대하는 비율이 65.5%에 달해 자식세대와 인식 차이가 상당했다.

혼전동거에 찬성하는 비율과 달리 청소년 10명 중 7명 꼴인 70%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했다.

이 문항에 대한 동의 비율은 2008년 26.3%에서 2016년 30%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부모세대도 82.5%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갖는데 대해 반대해 부모와 자식세대의 인식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8.9% "비혼(非婚) 긍정적으로 생각"

미혼남녀 절반 가량은 비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최근 2030대는 미혼(未婚)이 '결혼을 못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다면서 비혼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이는 자신의 의사로, 스스로 독신을 선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에서 ‘미혼남녀의 혼인 이혼 인식’을 조사·연구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남녀 절반 가량(48.9%)은 비혼에 대해서도 ‘긍정적(긍정적+인정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실제 초혼 연령대(통계청 기준 남 32.8세, 여 30.1세) 인 30~34세 그룹에서 비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듀오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인식 변화는 결혼 제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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