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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남북, 정상회담 여건 협의…물밑에선 북·미대화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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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 2차 고위급대표단 내일 방남-

북, 남북관계 개선 포괄 협상

김정은 친서 후속조치 논의

군사회담·이산상봉 확장 관심

남, 북·미 대화 필요성 강조

북핵 전향적 태도 변화 촉구

‘미국과 적극 대화’ 설득 나설듯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이 열리는 25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2차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풀어놓을 보따리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27일 북쪽으로 돌아갈 때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두루 만나 남북고위급회담 후속 조치와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최측근 김 부위원장을 ‘대리인’으로 보내 남북 최고 지도자의 ‘간접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 기회의 문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김영철 부위원장 등은 우선 지난 9~11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 이후 진행된 남북관계 상황 등을 챙기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된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김 부부장의 방북 요청과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등을 언급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탐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부위원장 쪽에서 문 대통령의 평양 초청에 대해 진의와 배경 등을 상세히 설명할 가능성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남쪽이 정상회담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니 북쪽은 자기들의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는 듯하다”며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설명하러 오는 게 주목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이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이기도 한 만큼 이번 방남 기간 중에 남북관계 발전 전반에 대해 실질적인 의견을 교환할 개연성도 크다. 이미 남북이 지난달 장관급 회담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군사당국회담 △다양한 분야의 접촉·왕래와 교류·협력 활성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및 각 분야 회담 개최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이들 사안에 대한 밑그림 등이 논의되면서 남북 군사당국회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관련한 후속 일정이 협의될 수도 있다. 사회·문화·체육 분야 교류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11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오찬에서 우리 국립발레단의 평양 공연과 남북 경평축구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로 예상되는 북쪽 대표단 접견 때 김 부위원장에게 직접 북핵 문제에 대한 전향적 태도 변화와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북핵 문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은 만큼, 북쪽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문제가 풀린다, 미국과도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얘기를 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영철 단장이 어떤 카드를 들고 오느냐에 따라 남북 간 논의의 방향과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 청와대는 북쪽 대표단이 최고 수준의 카드를 들고 오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막식 때 온 대표단과는 달리, 김영철 단장 등은 북핵 문제, 대미·대남 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하면서 실질적으로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라며 “일단 이들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우리 쪽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북한의 평창패럴림픽 참가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통일부가 23일 밝혔다.

노지원 김보협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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