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차입금에 공장 담보 잡겠다는 GM, 매각뒤 철수 길닦기?

댓글 7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오늘 이사회서 차임금 연장 등 논의

산은, 주총서 공장담보 거부권 방침

“출자전환 밝히며 담보 요구는 모순”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에 고금리로 빌려준 돈에 대해 부평공장을 담보로 달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공장이 담보로 제공되면 지엠은 한국지엠 파산 시 공장 우선처분권을 갖게 된다. 유사시 공장 매각대금을 챙겨 한국을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생기는 셈이다. 담보 제공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대로 좌절되더라도, 지엠은 이런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지엠 부채상환 부담에 대한 책임을 산업은행과 우리 정부에 떠넘기며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이달 말까지 지엠홀딩스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 7220억원 만기 연장과 임시 주주총회 개최 안건을 논의한다. 총 10명의 이사 가운데 지엠 추천 이사는 7명, 산은 추천 이사는 3명이다. 산은 쪽 이사들은 만기 연장과 주총 개최 두 안건에는 찬성 의견을 내기로 했다. 다만, 지엠이 상정할 것으로 보이는 공장 담보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낼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주총으로 간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지엠 본사가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차입금 출자전환 구상을 밝히면서 동시에 차입금 연장과 관련해 공장 담보권을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산은은 2002년 체결된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공장 담보 설정 등 17개 ‘특별결의사안’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엠은 이 계약에 따라 85% 이상 주주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한국지엠 지분 17.02%를 가진 산업은행이 반대해 공장 담보는 애초 현실화되기 어려운 요구다. 앞서 지엠은 2015~2016년에도 공장 담보 제공을 요구했지만, 주총에서 산업은행이 반대해 좌절된 바 있다.

그런데도 지엠이 이를 시도하는 것은 한국지엠의 대주주이면서 동시에 채권자이기도 한 특수 지위를 활용해 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장기적으로는 보다 좋은 ‘철수 조건’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엠은 앞서 27억달러 규모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할 테니 산업은행도 지분율에 맞춰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산은이 한국지엠 실사 뒤 ‘신규출자 불가’ 쪽으로 결론 내리면, 지엠은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율을 8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공장 처분권 등을 손쉽게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최하얀 정세라 기자 chy@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