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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탈북자 면담 등 펜스의 인권행보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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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왜 회동 직전 갑자기 취소했나

대북제재 완화 논의 기대했던 北… “만나봐야 체면만 구길것” 판단한듯

백악관이 21일 전격적으로 평창 올림픽 기간의 북-미 대화 무산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제 관심은 성사 직전까지 갔던 북-미 대화가 무산된 진짜 이유에 쏠리고 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원하는 대화 주제가 완전히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측은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은 펜스 부통령이 북한 인권과 관련된 언급을 자제하고 미국은 대북 압박과 관여를 해제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북-미 대화를 통해 제재 완화 논의를 기대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8일 방한한 펜스 부통령은 예정됐던 10일 오후 청와대 회동 전까지 북한이 민감해하는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내세웠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정은 입장에선 지금 만나봐야 미국의 쓴소리를 듣고 이미지만 구길 거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여정이 나선 상황에서 펜스 부통령의 강경 행보가 북한의 결정적 철회 사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김일성 직계인 김여정이 미국 대통령도 아닌 부통령으로부터 면박 당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두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가 무산된 뒤 청와대에서는 “평화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펜스 부통령이 꼭 북한을 자극하는 행보를 해야 했나”라는 불만이 여러 차례 감지되기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단 우리부터 확실히 잡아둬야 향후 북-미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게 북한의 일관된 인식”이라며 “김정은은 우리의 북-미 협상 지렛대 역할에 아직 의문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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