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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인도양에서…국경에서…중국·인도, 노골적 힘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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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서진·동진 정책 추진

역내 ‘새로운 냉전’ 돌입

중국과 인도 간 힘겨루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인도양 주도권 경쟁뿐 아니라 국경을 둘러싼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역내 정치·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새로운 냉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20일(현지시간) 중국 구축함, 호위함, 수송선 등 11~12척이 지난 10일 인도양에 진입했다고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는 이에 대응해 아라비아해에서 군함 40척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인도가 서로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인도는 인도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대륙 동쪽 인도양 섬나라 세이셸에 군사기지를 세우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17일에는 이란 남동부의 차바하르항 운영권을 이란 정부로부터 임차받는 협약을 맺었다. 차바하르항은 중국이 임차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과 9㎞ 떨어졌다. 인도가 오만 남부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 두쿰항 접근권을 확보했다는 말도 나온다.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는 “인도양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중국과의 영향력 다툼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인도의 행보는 그동안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지만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발판으로 세력 확대에 나서자 이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실제 해외 해군기지 건설, 항구 임차 등도 중국이 먼저 진행한 사안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아프리카 동부의 소국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세웠다. 2015년 과다르항을 43년간 임차한 데 이어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이전받았다.

중국·인도의 기싸움은 국경 문제에서도 진행 중이다. 인도는 이달 초 발표한 2018년도 예산안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북동부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내 터널 건설비용을 포함시켰다. 지난 15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 지역을 방문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13일 서부전구 공군 주력 전투기의 실전 훈련을 인도와 국경을 맞댄 서부 고원지대에서 실시했다.

중국은 서진정책을, 인도는 동진정책을 추진하면서 양국 간 긴장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이 2013년 이후 본격화하는 일대일로 구상에 인도는 2016년 신동방정책인 ‘액트 이스트 구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미국·일본·호주와 손잡고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두 나라가 ‘새로운 냉전’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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