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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리허설 한 이윤택, 가증스럽다…연극인들 녹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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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표정 리허설에 대책회의까지? 모른다던 김소희 대표, 주도했을지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연이은 성폭력 고발.. 반가움만큼이나 참담
- 이윤택, 기억 못 하는 피해자에게만 사과? "어이없고 가증스러워"
- “SNS 캡처하는 언론.. 피해자 위축시키고 있다”
- 성교육부터 가해자 엄단 처벌까지.. 연극 작업 문화를 바꿔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2월 21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나희경 페미씨어터 대표

◇ 정관용> 성추행 논란으로 공개사과까지 한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 오늘은 연희단거리패 내부에서 아주 충격적인 증언이 또 나왔죠. 이윤택 씨가 사과 기자회견 전에 리허설까지 했다. 또 성폭행 부분 그거는 사실이라고 인정해 놓고 변호사 조언을 받아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불쌍한 표정을 짓는 연습도 했다. 이런 과정에 극단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런 폭로입니다. 올해 페미니즘 연극제를 기획하고 계신 여성 연극인 한 분 연결해서 의견 듣겠습니다. 페미씨어터의 나희경 대표세요. 나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나희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런 의식과 문제의식을 갖고 연극 활동을 하시는 여성 연극인으로서 요즘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시면서 참 참담하실 것 같아요.

◆ 나희경> 그렇죠. 일단 이런 미투운동이 시작된 것에 대한 반가움도 있고 그 운동에 참가하시는 분들한테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이게 계속될수록 좀 진짜 참담한 마음도 있습니다.

◇ 정관용> 이윤택 씨 관련해서는 아주 만성화된 성추행은 이미 인정된 바고. 지금 성폭행, 간단히 강간 게다가 낙태 이런 것까지 사실 자기들 내부에 대책회의 하면서 다 사실이다 인정했고 그런데 이거는 부인하기로 했다, 리허설까지 했다, 이런 충격적인 증언 어떻게 보세요.

◆ 나희경> 너무 가증스럽죠, 정말. 이제 그날 기자회견 하는 영상을 저도 영상으로 봤는데 전혀 미안함이 느껴지지 않았었고요. 그리고 자신이 기억도 못하는 성추행에 대한 피해자에게는 사과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아는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성폭행 피해자에 대해서는 강제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너무 너무 어이가 없었죠.

◇ 정관용> 게다가 극단 대표와 고위 관계자들도 사실 그 성폭행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고 그러면서 각종 대책회의를 해서 어떻게든 무마해 보려고 하고 있다는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나희경> 너무 어이가 없죠. 그날 기자회견 끝나고 나서도 김소희 대표 인터뷰가 밖에서 있었잖아요. 그때도 자기는 정말 몰랐다, 그게 성추행인 줄 몰랐다 이런 식으로 대답을 했는데. 막상 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은 거죠. 오히려 더 주도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너무 참담합니다.

◇ 정관용> 연극계 내에서는 공공연한 일이었다는 얘기들도 간간히 들리는데 실제 그렇습니까?

◆ 나희경> 일단 이윤택에 관련해서는 저도 연습이나 훈련 중에 그런 터치가 있다, 성추행이 있다 정도를 들었던 적은 있는데 이렇게 심각할 정도인 줄은 사실 몰랐던 거죠. 그래서 다들 지금 다른 연극인들도 약간 녹다운 된 느낌이에요.

노컷뉴스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문 논란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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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심지어는 이번 사태로 연극계에 실망했다, 연극 불매운동 벌이겠다. 딸한테는 절대 연극 시키지 않겠다, 이런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 나희경> 심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가 되죠. 그렇게 실망하신 만큼 또 저희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더 새로운 연극 판을 만들어야죠.

◇ 정관용> 연극계의 극히 일부인 거죠? 어떠세요?

◆ 나희경> 그럼요. 저는 그 일부라고 생각하고요. 이번에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죠.

◇ 정관용> 미투운동은 더 이어질 것 같고 추가적인 폭로 또 더 문제가 되는 분들이 더 거론될 것 같은 분위기지 않습니까?

◆ 나희경>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처음에 지금 너무 큰 사건이 터지면서 일단 이제 막 미투운동을 참여할지 말지 고민하셨던 분들은 나는 저 정도는 아닌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면서 주저하게 될 수도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지금 언론이나 이런 데서 피해자의 페이스북이나 이런 것을 캡처해서 계속 올리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것들이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셨던 분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 정관용> 오히려 위축시킵니까?

◆ 나희경> 네, 그러니까 뉴스나 지상파나 이런 곳에 자신의 이름이 등장하고 이런 것에 굉장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그것이 오히려 더 이제 고발하고자 했던 분들을 위축시키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으로 인해서 오히려 더 등장했어야 할 가해자들은 그 이윤택이나 오태석 이런 사람들 뒤에 숨어서 등장하기 어려운 거죠,사실은.

◇ 정관용> 그러면 차제에 일부라 하더라도 이런 잘못들을 혁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나희경> 우리 안에서 작업 문화를 바꿔야 될 것 같아요. 일단은 기본적으로 내부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작업을 시작한다든지 그리고 만약에 그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명확하게 가해자가 그 팀에서 빠지고 처벌 받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선례들을 계속 만들어나가야 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연극계 전체가 좀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할 텐데 오늘 연극인 회의가 있다면서요.

◆ 나희경> 네, 일단 피해자분들도 계시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지 일단 얘기를 들어보는, 서로의 얘기를 들어보는 시간인 거죠. 어떤 결론이 도출될 것 같지는 않고요. 일단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나희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페미씨어터의 나희경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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