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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프리카 난민들, 이탈리아서 '토마토 노예'로 착취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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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탈리아 토마토 농장서 착취당하는 난민들


고강도 노동 시달려...중개상들이 임금 절반 갈취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이탈리아 남부의 토마토 농장에서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24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대형 토마토 농장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중개상으로부터 난민들을 싼 값에 고용하고 있으며, 난민들이 '현대판 노예'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농장에 고용된 난민들은 임시변통으로 지은 천막에서 지내면서 농장주들과 결탁한 악덕 중개업자들에게 착취당하고 있다. 고된 노동에 임금을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이들은 갈 곳이 없다.

이탈리아 법원은 이른 바 '카포라리'(caporali)라고 불리는 해외 출신 중개상들을 인신 매매 혐의로 기소한 사례가 있지만 업자들의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는 난민 대다수가 불법 이주자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오스만 카삼브라(28)는 이탈리아로 넘어와 3년간 토마토 농장에서 일했다. 300kg 분량의 상자 하나를 토마토로 가득 채우고 그가 받은 돈은 고작 3.5유로(약 4600원)였다.

카삼브라는 "카포라리들은 북아프리카나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7~8년 전 이탈리아에 온 자들"이라며 "그들은 언어도 문제없고 자동차도 있다. 우리 같은 이들과 이탈리아 현지인들을 중개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토마토 농장주들이 300kg 짜리 상자 하나에 7~8유로를 책정하지만 중개자들이 절반을 챙긴다고 했다. 중개상은 농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는 대신 매일 5유로를 청구하고, 음식과 물 값도 따로 받았다.

난민들이 생활하는 공간도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나무판자나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구해와 몸을 누일 곳을 만든다. 운좁게 인근 마을의 빈 집을 발견한 이들도 있었지만 왕복을 위한 교통비만 더 들어 난민촌으로 돌아왔다.

이탈리아 당국도 중개상들의 만행을 단속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수많은 카포라리들이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피아(범죄조직)들과 연계돼 있다고 알려졌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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