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키 발상지 니가타현 묘코
누적 적설량 3m 넘는 스키장 수두룩
홋카이도보다 덜 춥고 한산해 매력적
일본 니가타현은 스키어와 스노보더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파우더처럼 고운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다. 묘코에 있는 아라이리조트에서 파우더 스키를 즐기는 스키어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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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는 일본 스키의 발상지다. 일본 최초로 국제 스키장으로 인증받은 아카쿠라 관광리조트. [사진 니가타현관광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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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적설량은 자연설 기준이다.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니가타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건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바람 때문이다. 동해의 습기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묘코산을 포함한 에치코(越後)산맥에 눈을 때려 붓는다. 울릉도에 눈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니가타현에서도 대표 스키 명소는 묘코 지역과 유자와(湯澤) 지역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가 『설국』을 집필하고 온천을 즐긴 곳이 바로 유자와다. 일본 스키의 발상지인 묘코에는 스키장이 8개 있다. 1937년 일본 최초로 국제 스키장으로 인정받은 아카쿠라 관광 리조트, 일본에서 가장 긴 8.5㎞ 활강 코스를 가진 스기노하라 스키장이 대표적이다. 2017년 12월 개장한 롯데 아라이리조트도 바로 묘코에 있다.
아라이리조트는 소니 창업주의 장남인 모리타 히데오가 지었다. 미국 콜라라도와 오스트리아에 있는 최고급 스키리조트를 본따 만들었다. 2015년 롯데가 인수해 보수작업을 거치면서도 기존 골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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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리조트는 1993년 최초로 지었을 때부터 최고급 자재를 활용했다. 스키어가 눈을 맞지 않도록 덮개가 있는 리프트를 당시부터 사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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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은 한산했다. 리프트 5대 걸러 한 대에 스키어가 타 있는 정도였다. 리프트를 타고 롱런 코스에 도착했다. 몸을 풀고 숨을 가다듬은 뒤 스키를 내딛었다. 어? 중급코스라더니, 만만치 않았다. 지도에는 직선처럼 보였는데 슬로프 폭이 들쭉날쭉했고, 경사도 제법 가팔랐다. 안전펜스도 없는데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살짝 겁도 났다. (한국 스키장은 사람이 많아서 무섭지만.)
아라이리조트에서는 오후 8시까지 야간 스키를 운영한다. 인적이 드물어 누구나 황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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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을 고대하며 애프터스키(After ski)를 즐겼다. 지하 1750m에 솟은 온천으로 뭉친 근육을 풀었고, 일식당에서 해산물을 먹으며 주린 배를 달랬다. 다시마 우린 두유에 방어 뱃살을 담가 먹은 샤부샤부 맛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니가타 묘코 지역은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 명소이기도 하다. 아라이리조트에서는 스키를 즐긴 뒤 노천탕에서 지친 몸을 녹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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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리조트 일식당에서 맛본 샤부샤부. 두유와 다시마를 우린 육수에 방어 뱃살을 담가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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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를 벗어나면 비압설 구역에서 차원이 다른 '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지형도 다채로워 훨씬 짜릿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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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파우더 스키를 즐겨보죠. 정설차가 다지지 않은 비압설(非壓雪) 구역이 스키장 안쪽에 이렇게 많은 곳은 일본에서도 드뭅니다. 굳이 스키를 짊어지고 파우더 스노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죠.” 야스다 팀장이 아라이리조트의 설질을 자랑했다. 실제로 아라이리조트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면적이 1570만㎡에 달하는데 이중 80%가 비압설 구역이다. 이른바 눈사태관리구역(Avalanche controlled area)이다. 눈을 다지지는 않지만 사고가 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한다. 폭설이 내리면 다이너마이트를 던져 눈을 흩트리기도 한단다.
아라이리조트에는 슬로프가 11개 있지만 슬로프를 벗어난 구역에서 파우더 스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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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타에서 즐기는 스키의 가장 큰 매력은 덜 추운 날씨다. 지난 1월 말 방문한 아라이리조트에서 해발 1200m에 달하는 산 정상부의 기온이 0도였다. 폭설이 내렸는데도 전혀 춥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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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압설 구역에서 활강 중인 스키어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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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대한항공이 스키 시즌인 3월까지 인천~니가타 노선을 주 5회 운항한다. 4월부터는 주 3회다. 니가타공항에서 묘코는 약 150㎞ 거리다.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가도 된다. 롯데 아라이리조트를 가려면 조에쓰묘코(上越妙高)역까지 기차로 이동하면 된다. 리조트에서 조에츠묘코역을 오가는 무료 셔틀을 운행한다. 리프트권은 하루 6000엔(약 6만원)으로, 이용 날짜가 길수록 저렴하다. 리조트 1박과 리프트 종일권 패키지는 2인 46519엔(약 46만원)이다. 리조트 홈페이지(lottearairesort.com) 참조. 국내 스키 전문여행사도 항공권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판다. 5월 초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자세한 여행정보는 니가타현관광청 홈페이지(enjoyniigata.com/kr) 참조.
묘코(일본)=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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