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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fn이사람] 평창동계올림픽 관객응원단 김수연씨 "동장군도 울고 갈 날씨..관객 호응 큰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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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처음엔 '평창 롱패딩'에 혹했어요. 결과적으로 롱패딩은 받지 못했지만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경험 아니겠어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격스러웠습니다."

지난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화려했던 이날 개회식의 주인공은 선수단뿐이 아니었다. 관객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성화봉송 볼펜에 불을 켠 채 성화 점화에 마음을 더했고 소고로 우리 장단을 치며 선수단을 반겼다. 관객 한명 한명을 하나의 응원단으로 만든 건 대학생 김수연씨(21.사진)를 비롯한 관객응원단 120여명이었다.

대학 응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대한치어리딩협회 추천으로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객석응원단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여하는 거잖아요. 언제 또 이런 것을 해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씨는 1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평창 롱패딩을 기념품으로 준다는 공지보다도 올림픽에 참여한다는 의미가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의 말을 빌리자면 김씨를 비롯한 객석응원단은 '소고를 치는 법이나 성화봉송 볼펜에 불을 켜는 법을 비롯한 기본적 응원동작을 관객에게 알려주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했다.

그는 "간단하다"고 표현했으나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관객을 일으켜 세워 환호하게 만드는 건 쉽지 않았을 테다. 김씨는 "개회식의 또 다른 주인공인 관객이 선수단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며 "날씨가 너무 추워서 관객분들이 가만히 있을 줄 알았는데 박수와 함성도 컸고 율동도 많이 따라해줘서 오히려 즐거웠다"고 말했다.

관객응원단은 지난달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두 차례 만나 사전연습을 했고 지난 2일부터 개회식이 열리는 9일까지는 평창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리허설도 수차례 반복했다. "더워서 밖에서 연습하기도 했는 걸요." 평창의 추운 날씨가 괜찮았느냐고 묻자 김씨는 "연습량이 많았지만 다같이 '으?으?' 하는 분위기여서 정말 신나게 연습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할 때 김씨는 특히 감격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 선수단이 함께 입장할 때는 미처 호응을 유도하기도 전에 엄청난 함성이 들렸다"면서 "북한 응원단 좌석이 멀어 직접 보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평창올림픽은 무엇일까. 그는 "솔직히 리허설 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조차 실감 나지 않았다"며 "개회식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단,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환호하다 보니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행복했다.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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