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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먹튀 방지 & 고용 안정…한국GM 해법 '묘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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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결의대회를 마치고 퇴장하는 지엠 노조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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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페쇄 철회 조합원 결의대회


정치권, 군산 고용재난지역 지정 추진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는 등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양측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GM은 우리 정부에 5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 투입(산은 유상증자)와 세제혜택을 요구하며 이달 말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여당은 일단 지원에 앞서 실사부터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자리와 지역경제 안정을 위해 철수를 막아야겠지만, 호주의 사례에서 보듯 결국 정부 돈만 받은 뒤 철수하는 '먹튀 우려'도 있어 묘수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한 지원만으로는 안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이 이뤄지도록 이번 기회에 고비용 구조를 뜯어고쳐야 하는 문제도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GM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는 3만명이며, 2·3차 협력업체 등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노동자를 모두 합치면 15만7000명에 이른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GM에 대한 의혹을 꼼꼼히 따져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GM이 호주에서 정부지원만 받고 철수한 사례가 있는 만큼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꼼꼼한 실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GM은 호주 정부로부터 2001년부터 12년간 1조7000억원의 지원을 받고도 2013년 공장을 철수했다.

정치권에서는 GM군산공장이 사실상 거의 가동되지 않는 공장이었고, 군산의 GM 협력업체들이 현대·기아 등 다른 업체에도 납품을 하고 있는 만큼 GM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M은 2013∼2016년 한국GM에서 연 5% 안팎의 차입금 이자로 4620억원을 가져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부담해온 차입금 이자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2014∼2016년의 누적 적자보다 많은 1조8580억원이 연구개발(R&D)비로 지출된 과정, 글로벌GM이 한국GM에 부품을 비싼 가격에 팔고 완성차를 싸게 사가며 적자 경영구조를 만들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GM은 고금리 대출과 납품 가격, 연구개발(R&D) 비용 등에 대한 자료 요청에 대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홍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군산지회장은 1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정부가 군산공장, 한국지엠을 회생시킬 수 있게 해 준다면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GM 자본 특성상 정부에 계속 지원 요청만 하고 나중에 철수한다는 말을 다시 할 수 있으니 정부나 산업은행이 철저하게 경영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법적인 것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매출 대비 제조원가, 고금리 이자 문제 등에 대한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정치권은 우선적으로 군산지역을 '고용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행정과 재정, 금융상의 특별지원과 함께 일자리 창출, 신용보증, 고용·산재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GM대책 TF'를 맡고 있는 홍영표 위원장은 이날 "한국GM 부실화의 원인은 글로벌GM의 돈만 버는 전략에 한국GM이 희생되는 구조적 문제"라며 "부품 가격이 30~40% 높다든가 엄청난 기술 자문료를 미국에 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글로벌GM은) 2조7000억원에 이르는 본사 부채의 이자율을 5%까지 높여서 한국GM의 부실을 가속화했다"며 "한때는 미국이 파견한 임직원이 300명에 달했는데, 전 세계 어느 다국적 기업도 현지에 이렇게 많이 파견하지는 않는다. 고비용도 아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GM과 논의하겠지만 GM 본사만 배불리는 문제에 대해 한국GM이 해법을 제시해야 하며,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고용안정과 지역경제를 위해 어떤 지원을 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가 해결되면 노조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양보와 희생을 한다고 한다"며 "TF는 이런 것들을 잘 조율해 빠른 시일 내에 한국GM이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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